최근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1989년 이래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토픽스 지수도 최고치 근처까지 올랐다. 이와 관련해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일본 주가 상승의 배경을 정리하고 주요 투자기관의 전망 등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일본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양호한 대외여건(미국 경제 연착륙 전망 강화 등),일본은행(BOJ)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지연 전망, 그에 따른 엔화 약세 흐름과 수출기업 실적 성장, 그리고 일본 정부의 증시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이 밸류에이션 상승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자료 가운데 전망 부분을 소개한다. 한편, 블로그 글 맨 아래에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논할 때 언급되는 실러 바클레이즈 CAPE 비율(한국, 일본, 미국) 10년간 추이를 비교하는 그래프를 만들어 보았다.
(사진 출처: capital.com) |
[전망] 올해 일본 상장기업들은 양호한 대외여건과 적극적인 비용 전가 전략 등으로 이익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 단기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소 높아진 상황이나, 중장기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 외국인 수급 개선 여력 등은 긍정적
◎ 실적 성장 : 일본 상장기업들의 이익은 올해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실적에 기반한 주가 상승이 예상
- 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경제의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 전망, 일본 내수 회복, 기업들의 가격 전가 정책 등에 힘입어 일본 증시의 견조한 이익 성장세를 기대
- 올해와 내년 TOPIX EPS 연간 성장률 컨센서스는 각각 +8.6%, +8.7%
- 올해 엔화 약세가 진정되면서 수출기업 이익 증가율은 감소하겠으나, 경기민감∙내수업종 기업의 마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
- 최근 기업들의 가격 인상 전략이 이익마진 개선으로 이어지는 등 디플레이션 시기와는 다른 긍정적 변화가 관찰(Nomura, Morgan Stanley 등)
- 디플레이션 : 저성장 → 가격 인하 → 수요 증가 → 이익 증가 → 규모의 경제 → 가격 인하
- 뉴노멀 : 저성장 → 가격 인하 → 수요 증가 → 노동력 부족 → 임금 상승 → 구매력 상승 → 가격 인상
- 우에다 총재도 기업들의 가격 결정 행태가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언급
◎ 밸류에이션 : 단기 주가 급등 후 밸류에이션이 높아졌으나, 실적의 동반 개선으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는 시각이 중론. 일본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 밸류에이션 재평가(re-rating)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
- 최근 TOPIX 12개월 예상 P/E는 14.7배까지 상승했으나, 지난 10여 년 동안 12~16배 범위에서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현재 밸류에이션이 크게 과열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
- 현재 MSCI 세계주가 대비 일본 증시 밸류에이션 할인폭은 19% 내외로 여전히 과거 평균 범위(+/- 1s.d)에서 등락
◎ 증시 체질 개선 : 투자자들은 일본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기업들의 실질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주목하며 대체로 현재까지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
- 자사주 매입 : 지난해 Prime 시장 기업들이 설정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9.4조 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일본 기업들은 주가의 전고점 경신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추진
- 지배구조 개선 : 시장에서는 향후 상장기업들의 순환출자 청산에 따른 전략적 투자자 지분 매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도쿄증권거래소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올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
- FY22말 기준 전략적 투자자 비중 31.3%
- 닛케이는 2.9일 일본의 4대 손해보험사에 순환출자를 청산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보도. 일본의 순환출자(전체 시가총액의 21%로 추정) 문제가 해소될 경우, EPS는 현재보다 약 36% 증가할 것이며 해소 과정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전망(UBS)
- 올해 6월에 집중적으로 열리는 연례주주총회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며 현재까지 TSE 조치에 미응답한 기업들도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조치를 이행할 것으로 예상(Goldman Sachs)
◎ 외국인 수급 : 과거 대비 낮은 글로벌 펀드의 일본 보유 비중, 외국인 자금의 절대 유입 규모, 중국 대비 높은 투자매력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금 유입 여력이 존재
- 펀드 보유 비중 : `23.12월말 글로벌 액티브 주식 뮤추얼펀드의 일본 주식 보유 비중은 4.7%이며, 이는 `01.12월 이후 하위 16%에 불과(EPFR, Goldman Sachs)
- 외국인 포트폴리오내 일본 비중이 중립(neutral)이 될 경우, 약 10조 엔이 추가 유입 가능(Nomura)
- 절대 유입규모 : 최근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입(+6조엔)은 아베노믹스 시행 초기 유입 규모(`12~14년 +21조 엔)를 크게 하회하며, 이후 대규모 순유출(`15~22년 -20조 엔)의 일부 되돌림 수준<그림13>
- 중국 대비 투자매력 : 중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경계심이 여전히 높은 점도 일본 주식에 대한 투자유인으로 작용. 최근 일본의 상대적 강세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 미국 투자자 사이에서도 확산(UBS)
- 일본은 미국의 주요 안보 동맹국으로서 다극화 세계라는 핵심 테마의 수혜를 받고 있으며, 주요 부문에서 기술적 리더십과 공급망 온쇼어링 혜택이 예상(Morgan Stanley)
-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중간 경제 펀더멘탈 격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Nomura)
◎ 결론 : 일본 주가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과거 저성장기와는 차별화된 기업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를 반영. 투자자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 경제 및 자본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여부에 주목할 소지
= = = = =
※ 위 보고서를 보다가 궁금해서 흔히 주가 밸류에이션을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통하는 실러 바클레이즈 CAPE 비율, 즉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 추이를 찾아보았다. 아래 그림은 일본 것을 찾는 김에 미국 및 한국의 CAPE 비율과 함께 지난 10년간 추이를 비교해 본 것이다. 위 자료에도 언급됐듯이 일본 주가는 이 지표에 따르면 고평가 논란이 빚어질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