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모방" 논쟁에 휘말린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 맘놓고 베낄 것이 하나 있다. 시가총액 2210억 달러 규모를 자랑하는 삼성전자는 현금 보유액만 해도 400억 달러에 달해 시가총액 대비 비율로 보자면 애플의 보유액과 맞먹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더구나 현금은 더욱 쌓여가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진정으로 애플로부터 베낄 것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되돌려주는 일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기업이었다면 칼 아이칸 같은 사람들의 집중 관심 대상이 되어도 벌써 되었을 것이다. 애플은 연초에 주주에게 지급하는 수익을 두 배로 늘렸지만 주주 권익 운동가인 아이칸은 여전히 애플을 압박해 130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 보유액 가운데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4분기 말 현재 시가총액의 17%에 달하는 규모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으며 계속 현금 보유액은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 번스타인사의 추정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잉여 현금 흐름은 2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현금이 쌓여가는 가운데 대규모 기업 인수를 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은 2년 내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