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블로그 검색◀

버냉키는 할 말을 했는데....진짜 걱정해야 하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정책의 출구 전략의 시점을 명확히 하는 발언을 한 이후 미국 시장을 비롯해 아시아 금융시장, 그리고 이 시간 현재 초반 유럽시장까지 전세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제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된 만큼 자산의 재배치를 해야할 때가 온 것이다. 버냉키는 할 말을 했고 투자자들은 그에 따라 할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가 진정 걱정하는 것은 과연 연준의 이번 결정이 얼마나 정확한 현상 판단에 기초한 것인가의 여부다. 만일 이번 결정이 잘못된 경기 판단에 기초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전세계 경제는 다시 엄청난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연준이 과거에도 경기 회복 속도를 과대평가해 우왕좌왕한 경우가 있었다는 점이다.

만에 하나 그런 상황이 온다면 연준으로서는 새로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다. 금리는 이미 제로에 도달한 지 오래다. 더구나 정책 실수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큰 규모의 양적완화정책을 도입해야 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재정 건전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고 또 정치권의 대응에 따라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논란의 소지는 크지만 지난 2009년 6월 한국은행 이성태 당시 총재는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2.0%로 동결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제 경기 하강이 멈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론 당장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신호는 주지 않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청사진이 곧 마련될 것이라는 견해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9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의지를 피력했다.

2009년 9월 10일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일부 인상되더라도 여전히 금융 완화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해 당장은 아니더라도 출구전략 시행이 임박한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2010년 상반기 까지는 출구전략을 시행하기 어렵다고 밝혀 깔끔하게 교통정리를 했다.

당시 거시경제 지표를 보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기준으로 2/4분기에 2.5%, 3/4분기에 3.4%를 기록했다. 4/4분기에 성장률이 0.3%로 둔화됐지만 2010년 1분기에 다시 2.2%의 전분기대비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계속 늘어났고 인플레이션은 바닥을 찍고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반대 속에 이 총재는 2010년 3월 말 퇴임할 때까지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못했고 금리 인상은 그 해 7월부터 시작됐다.

필자는 당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어느 정도까지 올려놓았더라면 이후 인플레이션을 조절하는 효과도 있었을 뿐 아니라 2012년 중반부터 경기가 급속히 냉각될 때 과감하게 금리를 다시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중수 총재가 결국 2010년에서 2011년 사이에 금리를 5차례 인상했지만 경기가 냉각되기 시작했을 때 금리 수준은 고작 3.25%였다.

결국 2012년 경기가 악화되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책 여력" 확보 및 가계부채 문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논쟁을 하며 시간을 끌었고 결국 2012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어렵게" 금리를 3차례 내렸다. 다분히 시기를 놓친 감이 없지 않다.

금리를 더 빨리 올리기 시작해 더 많이 인상했어야 한다는 필자의 견해가 틀릴 가능성은 꽤 높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버냉키 의장의 경기 판단과 그에 따른 출구전략 시행이 갖는 위험성을 새기며 앞으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최근 7일간 많이 본 글◀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KoreaViews *스크랩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블록체인 가상화폐 한국은행 환율 원자재 국제금융센터 외교 AI 암호화페 북한 외환 중국 반도체 인공지능 미국 인구 한은 논평 에너지 정치 증시 하이투자증권 코로나 금리 자본시장연구원 연준 주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중동 산업연구원 생성형AI 채권 한국금융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 일본은행 BOJ 자동차 칼럼 ICO 국회입법조사처 한국 KIEP 미중관계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인플레이션 전기차 지정학 IBK투자증권 TheKoreaHerald 분쟁 브렉시트 현대경제연구원 BIS CRE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KIET NBER OECD 대신증권 무역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ECB EU IBK기업은행 IEA LG경영연구원 PF PIIE 경제학 공급망 관광 광물 규제 기후변화 로봇 로봇산업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아르헨티나 연금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중앙은행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AI반도체 Bernanke CBDC CEPR DRAM ESG HBM IPEF IRA ITIF KDB미래전략연구소 KISTEP KOTRA MBC라디오 NIA NIPA NYSBA ODA RSU SNS Z세대 iM증권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고용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삼프로TV 석유화학 소고 소비 소통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씨티그룹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트럼프 팬데믹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치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 휴머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