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영문 기사 원문은 맨 아래 링크 참조.)
최근 몇년 동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지역에 대한 한국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실례로 200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기간 중 2009년 한 해를 제외하고 한국의 ASEAN에 대한 수출증가율은 전체 수출증가율을 계속 앞질렀다. 더구나 최근에는 한국 수출을 이끌어 온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도 계속 앞지르는 등 그야말로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모두 10개 회원국으로 이루어진 ASEAN은 인구가 무려 6억2400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게다가 1인당 연간 소득은 아직 6천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미 주목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런 거대한 규모의 시장이면서 급속히 소비 수요가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한국 수출이 급증한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그런데 사정을 들여다 보면 이렇게 높은 수출증가율에도 불구하고 사실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것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최근 이 지역에 대한 수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은 한국 기업들이 이 지역에 제조업 공장을 속속 건설하면서 한국으로부터의 원ㆍ부자재 공급이 늘어나게 되는데 바로 이런 것이 수출 증가로 나타나는 것이다. 만일 한국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시설을 증설했다면 중국에 대한 수출이 늘었을 것이다.
물론 이유야 어떻든 수출이 느는 것이 좋은 것 아니냐고 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제조업체들이 한국 내에 완성품 공장을 건설했더라면 수출 규모는 훨씬 더 컸을 것이며 거기에 수많은 일자리도 생겨났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 업체들이 외국으로 옮겨감으로써 일자리도 함께 이전된 것이며 결국 한국의 제조업 공동화 현상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내에 남아 있는 부품 제조업체들은 완성품 업체들과 비교하면 일자리나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보잘것 없다. 결국 이들이 해외로 이전한 완성품 제조업체로 "납품"하기 위해 수출을 늘린 것을 두고 수출 증가라며 마냥 즐거워만 할 일은 아닌 것이다.
기사 원문:
S.Korea export boom to ASEAN may be less than meets the e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