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블로그 검색◀

(11월 금통위 관전평)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력 회복 자신감 못 보여 아쉬웠다

(※ 필자의 사견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월14일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했다. 지난 5월 회의에서 시장 참가자들 대다수의 동결 전망과는 달리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여섯 달째 금리를 유지한 것이다. 이날 결정은 로이터통신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들의 예상과 부합한 것이어서 서울 금융시장의 반응은 거의 없었다.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그 추이가 여전히 완만하고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가팔라질 요인보다 느려질 요인이 여전히 더 많은 상황인데다가, 환율이나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도 금리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날 결정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정례 기자회견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에게 기대한 것 가운데 최소한 한 가지는 실망스러웠다.



지난 5월 회의에서는 내년 3월 말 임기 종료를 여러 달 앞두고 금통위원 가운데 한 명의 느닷없는 입장 변경으로 김 총재는 자신의 주장이 꺾인 경험을 했다. 직접 이같은 표현을 한 적은 없지만 당일 인하 표결을 했느냐는 질문에 "총재는 소수 의견에 설 수 없다"고 답한 것과 그의 평소 동결 지론 등을 감안하면 본인은 인하에 동의하지 않지만 총재가 소수 의견을 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동결 표결을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판단된다.

이후 김 총재는 일찌감치 "레임덕" 신세가 됐다. (필자의 관련 글 => 험난해지는 정책여건, 그런데 한은 총재는 벌써 레임덕?) 임명 당시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제 참모 출신이라는 점 등으로 친정부적인 성향으로 분류됐던 김 총재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5월 회의에서 일찌감치 레임덕 총재 신세가 된 것이라고 필자는 판단했다. 이런 김 총재로서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이후 장기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자신있는 견해를 피력하기는 힘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금융안정이라는 새로운 임무가 추가되긴 했지만 엄연히 인플레이션의 안정적 관리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현직 수장으로서 최소한 인플레이션 전망이 번번히 빗나가고 있는 점,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한국은행의 관리 목표 범위를 심하게 밑도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한 김 총재의 침묵은 다소 실망스럽다. (필자의 관련 글과 그래프 => 디플레이션 위험과 한국은행의 "소통" 능력)

이미 어긋난 전망은 어쩔 수 없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해외 동향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구나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전망을 정확히 하기 힘들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에 대한 진솔한 설명과 또 필요하면 유감 표명도 할 수 있고, 나아가 향후 전망의 정확성을 회복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권위는 정치권의 압력에 저항하고 정부의 부당한 간섭에도 자신의 소신을 지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한국은행이 관장하는 최대 지표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고 더욱 가다듬는 것이다. 여기서 통제력이란 미래의 인플레이션을 가능한 한 정확히 전망하고 바람직한 범위를 벗어날 경우 이를 시정할 정책을 적시에 취할 수 있는 자신감 및 능력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오늘, 11월14일, 김중수 총재의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은행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최근 7일간 많이 본 글◀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스크랩 KoreaViews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블록체인 가상화폐 한국은행 환율 원자재 국제금융센터 외교 암호화페 AI 북한 외환 중국 반도체 미국 인구 한은 에너지 인공지능 정치 증시 하이투자증권 논평 코로나 금리 자본시장연구원 연준 주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중동 산업연구원 생성형AI 채권 한국금융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 일본은행 BOJ 자동차 칼럼 ICO 국회입법조사처 한국 KIEP 미중관계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인플레이션 전기차 지정학 IBK투자증권 TheKoreaHerald 분쟁 브렉시트 현대경제연구원 BIS CRE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KIET NBER OECD 대신증권 무역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ECB EU IBK기업은행 IEA LG경영연구원 PF PIIE 공급망 관광 광물 규제 기후변화 로봇 로봇산업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아르헨티나 연금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중앙은행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AI반도체 Bernanke CBDC CEPR DRAM ESG HBM IPEF IRA ITIF KDB미래전략연구소 KISTEP KOTRA MBC라디오 NIA NIPA NYSBA ODA RSU SNS Z세대 iM증권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경제학 고용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삼프로TV 석유화학 소고 소비 소통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씨티그룹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트럼프 팬데믹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치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 휴머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