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즈는 4일 중국의 장기 외화 신용등급 및 위안화 부도 등급을 각각 "A+"로 유지하고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날 피치가 밝힌 중국 국가신용등급 유지의 배경 및 상ㆍ하방 위험요인을 요약ㆍ번역해 소개한다. 이 발표문을 여기에 소개하는 것은 중국이라는 나라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신용평가사가 중시하는 요인들의 특징을 알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중국 국가신용등급 유지 배경
- 중국의 대외 지불능력은 국가신용등급의 핵심 강점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3년말 현재 3조8210억달러에 달해 경상대외지불요구액의 19.2개월치에 해당하며 이는 피치가 등급을 부여하는 전세계 국가 중 3번째로 높다. 이는 중국의 공공부문 외채 340억달러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중국의 순대외자산은 2013년말 현재 GDP의 44.1%에 달해 "A" 등급 국가 가운데 2번째로 높다.
- 중국의 성장 모델은 부채 부담 증가 가속화와 추가적인 투자수익 흡수능력 악화로 인한 제약에 직면해 있다. GDP 증가를 뛰어넘는 투자 확대 지속은 경상수지 흑자를 감소시킬 수 있다. 내ㆍ외 불균형 해소 노력은 아직 본격 시작되지 않고 있다. GDP 성장에 대한 투자의 기여도는 4.2%포인트로 소비의 기여도인 3.9%포인트를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불균형 해소라는 구조적 변화 추진은 신용등급 품질에 부담이 될 수 있다.
- 하지만 중국 경제가 국가주도형이라는 점 때문에 당국으로서는 단기적인 총수요 조절을 위한 적절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불균형 해소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2012년 및 2013년 성장률은 7.7%로 5년 평균치 8.9%에는 못미치지만 전세계 신흥국 2013년 성장률 평균치 4%보다는 월등히 높다. 앞으로 성장률 변동은 당분간 심하지 않겠지만 불균형 해소 노력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성장률 급변동도 배제할 수 없다.
-각종 개혁 정책은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이 없지만 이는 개혁 정책으로의 전환이 비교적 최근 이루어진 점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고도의 정치적 의지 자체만으로도 중국의 현재 신용등급에 부합하는 효과는 있다.
- 피치의 추정 결과 중국 경제의 연간 총자금조달 규모는 2013년 현재 GDP의 217%로 2012년의 198%나 2008년의 128%보다 높아졌다. 이와 관련된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2013년 중반부터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예금 금리 자율화를 2년 내 단행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가계소득 증진 및 합리적 대출ㆍ투자 장려를 통한 경제의 불균형 해소에 큰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피치는 판단한다.
- 피치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일반정부부채는 2013년말 현재 GDP의 53%에 달해 A등급 중간값 52%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는 중국이 공식적으로 우발채무로 분류한 부채인 GDP 대비 12%의 부채가 포함돼 있다. 중국 경제가 대부분 국가 주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우발채무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러나 당국이 부실기업의 부도를 좀 더 허용할 태세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 부문 부채가 정부 부채로 전이되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다.
- 아직 낮은 평균소득과 지배구조의 취약성 등을 포함한 기본적인 신용 취약점은 다른 A등급 국가군에 비해 중국 신용등급이 열위에 놓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방정부 재정의 투명성 부족으로 인하 국가 전체 재정 분석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역시 국가신용등급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 신용등급 상향조정 요인
- 경제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제, 금융 및 사회적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 능력은 국가신용등급에 핵심 요인이다. 혼란을 가져올 만한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구조조정 및 불균형 해소에 진전을 이룬다면 중국의 구조적 취약성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 중국 경제 전반에 걸친 부채 문제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과 관련된 확신이 더욱 높아진다면 이는 신용등급 상향조정 요인이 될 것이다.
※ 신용등급 하향조정 요인
- 신용 및 투자 주도형 성장이 지속된다면 이는 개혁 및 불균형 해소에 실질적 진전이 없다는 것을 뜻하며 결국 중국의 구조적 취약성을 악화시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추후 문제 해결은 더욱 위험하고 높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공공부문 부채가 대폭적이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한편 향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확실한 전망이 불가능해진다면 이는 우발채무의 현재화를 뜻하게 될 것이며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