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고서는 외국의 금리정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보면 별로 특기할 만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이 보고서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해 여기에 소개한다. 즉, 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4월 취임 후 첫 금리정책 관련 기자회견과 5월 기자회견에서 연이어 금리정책에 관한한 공격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와는 별개로 한국은행은 이 총재 취임 후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금리가 급격히 올라갈 경우 가계부채 및 가계수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포함시킨 바 있다. 당시 한국은행은 시험 결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가계부채 문제가 위험한 상황까지 악화되지 않을 것이며 그와는 별도로 가계의 이자수지는 개선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즉,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금리 인상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가 된다.
금리가 낮으면 경제주체들은 부채를 늘릴 욕구를 더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이미 부채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가계의 경우 금리 상승은 큰 부담이 되겠지만 가계 전체로 보면 금리를 인상하면 부채 증가 욕구가 억제되는 효과를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한국의 가계저축률이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금리 인상 요인이 있다면 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인상해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저축 증가를 유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이 주제에 대한 과거 블로그 글은 다음과 같다:
▶ 한국은행 가계부채 스트레스 테스트, 금리 인상 위한 준비?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5월 통화정책 방향 기자회견 내용 정리
▶ 이주열 신임 한은 총재의 첫 금통위 회의 때 논의된 내용 정리
▶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데뷰 기자회견 발언 내용 정리
아래는 이번 한국은행 보고서 내용 중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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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중앙은행(Riksbank)은 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flexible inflation targeting) 하에서 2010.7월 이후 가계부채 증가, 주택가격 상승 등에 따른 금융불균형을 우려하여 기준금리(repo rate)를 물가, 성장, 고용 등 실물경제 상황에 부합하는 수준보다 소폭 높게 결정
o 스웨덴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주택가격 거품 붕괴를 겪은 인근국가(영국, 네덜란드, 덴마크)와 달리 가계부채비율 및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
o 금융불균형을 감안하지 않았을 경우 ‘단기적’으로 물가안정목표의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나 ‘장기적’으로는 저금리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적으로 금융불안 및 경기침체가 발생하면서 목표달성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을 고려
⇒ 아울러 거시건전성정책과의 공조 및 주택공급정책의 중요성도 강조□ 그러나 2013년 들어 물가상승률이 0% 내외로 하락한 가운데 2013.12월 기준금리 인하(1% → 0.75%)를 계기로 Riksbank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의 일부 위원이 그간의 가계부채 대응적 통화정책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제기
o 이러한 통화정책은 편익보다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
⇒ 최근 경기의 상승국면 전환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큰 폭 하회하는 낮은 수준을 지속한 데다 실업률도 장기간 8%대 높은 수준을 지속
⇒ 반면 가계부채가 처분가능소득과 비슷한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가계부채비율이 하락하지 못한 채 이에 따른 리스크의 정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
o 따라서 가계부채 대응적 통화정책은 물가안정목표제와 부합되기 어려우며, 통화정책 운용시 한 가지 정책수단으로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할 경우 둘 중 하나는 성공적으로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리스크가 발생한다고 지적□ 이와 같은 이견은 단기적 정책목표 달성을 우선시하는 입장과 장기적 경제안정을 중시하는 견해 사이의 논쟁이 저인플레이션 상황을 계기로 표출된 결과
⇒ 본고에서는 스웨덴 중앙은행이 가계부채 등을 감안한 통화정책을 운영한 배경 및 논거, 최근 경제상황 및 이에 비추어 본 통화정책 운영성과에 대한 평가,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과의 관계 등과 관련한 논쟁을 구체적으로 소개※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과의 관계에 대한 견해
1. 분리 대응이 바람직하다는 의견
□ 스웨덴의 가계부채 문제는 거시경제의 리스크 요인이지만 통화정책수단을 통한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음(Ekholm 2014)
o 가계부채 대응적 통화정책은 이미 낮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더욱 떨어뜨리고 실업률도 불필요하게 높아지게 되는 등 부작용이 큼□ 따라서 스웨덴에서 가계부채 문제는 통화정책 대신 거시건전성정책 등 다른 분야에서의 정책수단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
o 금융감독청에서 2010.10월 시행한 모기지 상한제(LTV)의 유효성이 이미 입증되었으며, 모기지대출 가중 리스크 하한제 도입(2013년) 및 하한 인상 계획, 모기지 대출 분할상환 계획 권고안 등의 조치도 시행될 예정
⇒ 아울러 노르웨이처럼 경기대응적 완충자본제도(countercyclical capital buffers) 등과 같은 조치를 도입하는 것도 바람직
o 한편 지난 10년 이상 지속된 주택공급의 부족이라는 주택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주택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인 만큼 주택정책 측면에서의 대응이 매우 중요2. 긴밀한 정책공조가 바람직하다는 견해
□ 가계부채 및 주택시장 관련 리스크의 관리를 위해서는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시건전성정책도 다른 분야의 정책협조 없이는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기 어려움
□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의 속성에 비추어 볼 때 금융안정 도모를 위해서는 두 정책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
① 시장참가자들의 규제 회피가 불가능한 정도로 잘 갖추어진 거시건전성 정책체계를 확립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
⇒ 통화정책은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밀하지 않은(blunt) 정책수단이지만, 어느 누구도 정책금리 인상의 영향을 회피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에 비해 강점을 지니고 있음
⇒ 미연준의 Jeremy Stein(2013)은 이러한 통화정책의 장점을 “gets in all of the cracks”이라고 표현한 바 있으며, Riksbank도 동일한 견해를 수차례 표명② 통화정책이 장기간 매우 완화적일 경우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없고 주택시장도 그대로 호황을 지속할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가 형성될 수 있으며, 동 상황에서는 거시건전성정책만으로 금융안정을 도모하기가 어려워짐
⇒ 1921~2011년중 OECD 18개국에 대한 사례 연구에 따르면, 급격한 자산가격 상승시 확장적 통화정책이 중요한 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Bordo and Landon-Lane 2013)
⇒ 유로지역 은행들이 차입자의 신용리스크에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정책기조 유지 기간 중에 대출조건을 완화한 것으로 조사(Maddaloni and Peydró, 2013)□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의 공조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국제적으로 많은 논의가 진전되었으며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
o 별도의 거시건전성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하더라도 정책금리도 거시건전성과 관련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
o 글로벌 금융위기 진행과정에서 가계부채 및 주택가격 관련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는 국가들 중 상당수(예: 노르웨이, 카나다, 뉴질랜드)도 정책금리를 동 리스크의 중요한 변수로 간주3. 주택시장 공급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견해
□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은 모기지대출에 대한 수요, 은행의 대출 조건 등 주택시장의 수요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측면에서의 정책대응도 매우 중요
o 지난 15년간 가계부채의 증가와 상승작용을 초래한 주택가격의 상승세는 주로 주택 공급의 상대적 부족에 기인
⇒ 1990년대 전반 주택시장 거품 붕괴 이후 스웨덴의 주택건설 규모는 인근 여타 국가들에 비해 매우 적었음
o 주택공급이 수요 증가에 맞추어 더 증가하였다면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가계부채도 지금처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 주택공급 확대 없이 수요만을 억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지속불가능한 정책대응
o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의 역할은 주택공급 측면에서의 궁극적 해결책이 효과를 나타내기까지 관련 리스크가 현재화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가교역할에 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