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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이 오늘의 기업들에게 주는 시사점

(※ LG경제연구원이 발간한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이 오늘의 기업들에게 주는 시사점』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기업경영전략에 관한 글이면서도 개인으로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흥미로운 내용이고 글의 전개도 짜임새 있다. 보고서 전문은 맨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받아볼 수 있다.)

기업 간의 경쟁에 있어서 강자의 이점은 대단하다. 그러나 때때로 약자가 강자를 밀쳐내고 선두에 오르는 일이 있다. 전력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이끈 사례는 전쟁사에서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약자가 강자를 이긴 생생한 전쟁사의 사례들은 현대 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본 글에서는 2차대전시 독일군이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강한 전투력을 가질 수 있었던 7가지 이유를 살펴보고, 기업들이 경영 전략 수립·실행시 고려해야 하 는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이 전력의 절대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투력이 높았던 이유는 첫째, 미래를 위한 준비를 미리 차근차근 해나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차대전 이후 독일군은 여러 방면에서 군사적 제약을 받게 되었지만,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폭넓은 연구와 철저한 계획을 통해 미래를 대비한 역량을 쌓아나갔다.

둘째, 싸움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당시 일반적이었던 기관총, 참호, 요새 등을 활용한 방어중심의 전투를 준비한 프랑스, 영국과 는 달리, 독일군은 전차가 중심이 되는 기갑전술을 활용한 전격전(Blitzkrieg)을 펼쳐 연합군을 무너뜨렸다.

셋째, 전력이 열세에 있을 때는 외부의 힘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독일은 당시 공산주의 도입으로 유럽에서 소외되어있던 소련과 전격적으로 군사협력 관계를 맺음으로써, 무기 실험과 훈련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프랑스 침공시 전선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넷째, 약자가 강자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적의 약점을 찾고 적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공격해야 한다. 연합군은 독일과 프랑스 국경 전체에 강력한 요새인 마지노선을 쌓고 방어할 작전을 세우고 있었으나, 독일군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험준한 아르덴 산맥을 가로질러 공격하였고 프랑스 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다섯째, 독일군의 가장 큰 강점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현장 지휘관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임무형 지휘체계’이다. 현장 지휘관들에게 명확한 목표와 의도만을 제시하고 세부적인 임무 수행 방법은 실행하는 사람에게 위임함으로써,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평가된다.

여섯째, 앞서 언급한 전략들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강한 훈련을 통해 효과적인 작전 수행을 가능케 하는 구성원 역량을 확보하여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강한 훈련을 받은 독일군은 실제 전쟁에서 이를 발휘하여 위기상황에서 막힘없이 진격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독일군이 창의적인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 내고 강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기저에는 승리에 대한 절박감과 치열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1차대전 이후 여러 굴욕적인 책임을 지면서 자원의 제약을 받게 된 독일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창의적 방법을 절박하게 모색한 것이다.

◎ 자신만의 차별적 다름을 만들어야

모두들 알다시피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은 패하였다. 패전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당시 독일을 이끌었던 히틀러에게 상당부분 기인한다는 사실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히틀러는 상대의 약점을 간파하고 난 후 그 약점을 이용하는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능력을 활용하여, 독일 총통으로 취임한 1933년부터 1940년 여름의 프랑스 점령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연속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런데 초반의 믿기 힘들 정도의 커다란 성공에 도취된 히틀러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과신과 자기 신념에 맹목적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모든 일에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 시작했다. 한 예로 독일군의 군사력이 열세로 몰리고 있는데도 공격만이 최고의 방책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히틀러는 오로지 공격만을 고집했고, 이러한 히틀러의 행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동부전선에서 소련과의 치열한 전투를 수행하던 구데리안은 외무상에게 서부전선에서 휴전을 맺도록 히틀러를 설득시켜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날 저녁 곧바로 구데리안은 반역죄로 체포되었다. 히틀러는 며칠 후 전쟁 수행에 있어 구데리안의 필요성을 충고하는 측근들의 말을 받아들여 그를 풀어 주고, 직책도 유지시켜 주었지만 독일군 내부에 그로 인한 충격까지 거둬들일 수는 없었다.

저명한 군사전략가 베빈 알렉산더(Bevin Alexander)는 그의 저서 ‘히틀러는 왜 세계 정복에 실패하였는가’에서 히틀러가 세계 정복을 코 앞에서 놓친 근본 요인은 만슈타인, 구데리안, 롬멜 등 유능한 독일 장군들의 중요한 조언을 무시하고 본능적 육감에 근거한 자신의 판단을 고집하였던 오만과 독선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 역시 최대의 위기는 성공 뒤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에서 잘나가는 기업들이 쇠퇴의 길로 들어서는 첫 단계가 바로 성공에서 오는 오만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만에 빠진 기업은 고객, 직원 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시각만을 정당화하는 자기파괴적 습관에 빠져 환경 변화에 따른 적절한 변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독일군에게서 우리는 기업들이 열세를 극복하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우선, 독일군이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기와 전략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활용한 것처럼, 남과 유사한 전략이 아닌 ‘한계 극복을 위한 차별화된 나만의 방식’을 찾고 실행해야 한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그의 저서 ‘다윗과 골리앗’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골리앗과 동일한 결투 전략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약자들은 강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싸워서는 승산이 없다. 또한 강자들의 강점은 관점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약점이 될 수도 있고, 약자들은 이것을 이용해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지속적인 학습과 관찰을 통해 향후 산업, 기술 등의 움직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섬세하게 살펴야 한다. 그리고 한발 앞서 핵심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물론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검증되어 관행처럼 굳어진 일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에 어긋나는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문제는 기존의 성공 방식이 항상 유효한 것이 아니라 언제든 시대에 뒤떨어질 수 있고 심지어 미래 성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기존에 해오던 것과 다르다고 해서 독특한 아이디어나 새로운 방식을 단순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밑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남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다름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것인지 못지않게 무엇을 하지 않을까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을 다 잘하겠다’는 식의 의욕만 앞세우는 경우,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결과물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략적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고객이 감탄할 수 있는 명확한 경험과 의미를 제공하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베트남의 전쟁 영웅인 보 구엔 지압(武元申) 장군은 전쟁에서의 승리 비결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美, 中, 佛과 같이 강한 군대와 싸우면서 우리가 한 건 별로 없습니다. 세 가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적들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았고, 그들이 싸우고 싶어하는 장소에서 전투를 치르지 않았으며,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싸웠습니다.”

둘째, 현장의 자기주도성을 높여야 한다. 전쟁터 못지 않게 이제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기주도성이 낮은 조직은 구성원들이 위기를 인지하더라도, 조직의 문제를 묵인하거나 문제 발생의 원인을 남 탓으로 전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 리더는 자신이 수행해야 하는 핵심 업무를 제외하고, 구성원들에게 실행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여 그들이 미래지향적 사고를 기반으로 능동적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리더는 ‘오늘날의 기술 변화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의 목적과 대의가 빛을 발하도록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와 같은 질문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이 ‘왜(Why)’ 해야 하는지를 먼저 인식하게 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하여, 차별화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자기주도도성을 높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현장의 자기주도성이 효과적으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조직 역량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철저한 사전 훈련을 통한 개인 능력의 극대화가 필요하다. 또한 지속적인 임무 부여와 관찰을 통해 부하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파악된 역량을 기반으로 적재적소에 인재를 활용해야 한다.

또한 상호이해, 신뢰를 바탕으로 방법 등에 있어 의견 차이가 발생할 경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책임감과 엄정한 규율이 전제되어야 한다. 권한을 위임한다는 것이 결코 구성원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부사장(Vice President)들이 임명될 때마다 ‘맡겨진 책임에 대해 주도성을 가지고 일하고, 어떤 이유든 간에 발생한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이 단순 잡역부(Janitor)라면 이유가 중요하다. 하지만 CEO와 단순 잡역부 사이 어디엔가부터 이유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당신이 부사장이 됨으로써 이제 그 ‘루비콘 강’을 건넌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일군을 강하게 만든 핵심 원동력은 반드시 이기고야 말겠다는 치열함과 절박감이라고 판단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절박감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그러한 노력은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선도에 대한 생산적인 절박감, 절실함은 대담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고 이를 실행에 옮기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뜻한 대로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는 노력과 끈기를 가지고 실제로 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단기간의 실행을 통해 획기적인 성과를 창출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어려움이 있어도 지향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실행이 수반되어야 한다.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결과를 견뎌내며, 결국 절박감을 가지고 끝까지 치열하고 집요하게 몰두해서 목표를 실현해 내는 것이야 말로 조직의 역량을 강하게 만들고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 내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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