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소재 독립 리서치 회사인 롬바르드스트리트리서치社는 이른바 '아베노믹스'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가 회복에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본 내에서 대체로 큰 환영을 받고 있고 대부분의 연구 기관들이 조심스럽지만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논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Abenomics Unravels』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이 분야에 관한 가장 비관적인 보고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해 여기에 소개한다. 저작권 문제로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 대대적 엔화 절하에도 수출 부진, 소비 위축
- 올해 성장률 1% 하회,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실패
- 추가 엔화 절하는 영원한 QE와 금융위기로 이어질 것
- 금융위기 모면하려면 아베노믹스 포기 불가피
일본의 소비지출이 2/4분기 급격한 위축 뒤에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고 모두가 말하고 있다. 2분기 중 소비 감소폭이 20%에 육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복 자체는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7월 중 일부 소비 지표(소매판매 및 승용차 판매)를 보면 2012/13년 아베노믹스 시행 이전의 부진한 수준에 부합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3분기에 소비가 2분기보다 회복한다고 해도 추세상 성장을 뜻한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수출도 지지부진하다. 7월 수출물량은 전월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5-6월 실적이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3개월간 총량의 3개월 이전 대비 증가율은 연율로 마이너스 7.8%에 이른다. 2013년 초 전례없이 큰 엔화 절하에도 불구하고 수출 물량은 2012년 손실 회복에 실패했고 그나마 올해 들어 회복세 자체도 부진한 상태다. 3년 전과 비교해 수출 물량은 크게 감소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일본 단위노동비용의 상대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지난 20년간 절반으로 하락했다. 일본 내 사정은 암담하다. 아베노믹스의 3번째 화살이라는 정책 방향도 사실 알고 보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에게 혜택을 주자는 것이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부문은 기업 투자다. 일본 기업들은 엔화가 절하된 것을 수출가격에 반영해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반영하는 대신 엔화 환산 이익을 크게 증대시켰다. 따라서 투자 증가 여력은 높다. 하지만 기계 및 설비 주문은 연말/연초 대비 10%나 하락했다. 건설 수주는 소폭 회복됐지만 주택 판매는 약화됐다. 수출 부진과 소비 부진을 감안할 때 설비투자는 2분기에 기록한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3분기 중 GDP가 반등한다고 해도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은 2013년의 1.5%를 밑도는 것은 물론 1%도 넘지 못할 것이다. 고용 증가는 2분기에도 이어졌지만 이는 다분히 경기 후행적이어서 고무적인 현상은 되지 못한다. 일부 낙관론자들이 2분기 중 임금 증가를 환영하고 있지만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0.5%로 인플레이션 목표인 2%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세금조정후 실질 임금은 하락했다.
이제 구로다 총재 앞에는 두 가지 선택이 놓여 있다. 첫째, 새로운 대규모 엔화 평가절하를 추진할 수 있지만 이는 영원한 QE를 뜻하게 되며 결국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 그것이 싫다면 남는 선택은 아베노믹스를 포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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