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3

9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 기자회견 및 총재 발언 내용 정리

오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6-1 표결로 기준금리를 2.25%로 유지했다. 8월에 금리를 인하한 데 이은 것이다. 한 명의 위원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을 주장했고, 총재는 결정이 내려진 경우 다수 견해에 따른다. 오늘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 부합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1999년 금리 정책을 도입한 이후 위기시를 제외하고 금리를 두 달 연속 인하한 경우가 한 번도 없다. 소위 베이비스텝 전략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그런데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향후 1-2개월 안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그렇게 보는 근거로는 1) 한국은행이 제공한 자료가 대체로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크지 않다고 강조한 점, 2) 이주열 총재가 내수 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 3)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것 같은 발언에 이 총재가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은 점, 4) 엔화 약세에 대해 과거보다 높은 경계심을 보인 점, 그리고 5) 한 명의 위원이 추가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소수의견이 큰 의미를 띠는 이유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이것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의장인 총재를 제외하고 6명의 위원들 사이에 금리 방향에 대해 과반수의 견해가 모아지면 총재는 여기에 따른다. 이렇게 보면 한 명의 소수의견은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소수의견이 있었던 경우 그것이 "적극적인" 소수의견, 즉, 동결 결정에 대해 금리를 인상 혹은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나온 경우 향후 실제로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된 사례가 많았다고 노무라의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한다. 반면 "소극적인" 소수의견, 즉, 금리 변경 결론에 대해 동결을 주장하는 견해가 소수의견일 경우 그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한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나온 이 총재의 발언 내용이나 태도는 대체로 활력을 띠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4월 취임 이후 7월까지는 나름대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그것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8월 이후 그런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중앙은행 총재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몸소 느꼈기 때문인지 아니면 금리 방향에 대해 섣부른 전망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의도인지는 판단하기가 이르다. 다만 기자회견을 취재하는 입장에서만 보자면 다소 맥빠진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 로이터 기사


※ 이주열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정리

▷ 세계경제 국가별로 차별화되는 모습, 이런 차별화된 움직임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
▷ 국내경제, 세월호 사고 영향으로 위축되었던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다소 개선, 그렇지만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뚜렷하게 회복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수출은 8월중 일평균 수출액으로 증가세 유지. 내수의 경우 소비가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세월호 사고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심리는 뚜렷이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
▷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가격, 국제유가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
▷ 앞으로 통화정책, 그간의 당행과 정부의 정책에 따른 효과 그리고 해외 금융·경제 여건의 변화 그리고 경제주체들의 심리, 가계부채 동향, 이런 여러 가지 요인들을 살펴보면서 운용
▷ 지난달 이후 소비심리는 상당부분 회복, 그러나 기업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회복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못할 거다
▷ 한 분의 소수의견은 추가 인하 의견을 제시
▷ 금리를 내리고 나서의 효과를 어느 정도 측정하려면 그것을 관측하는 시간이 필요
▷ 우리 경제가 디플레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낮은 물가상승은) 공급측 요인에 주로 기인, 광범위하게 커지는 현상은 아니다. 단지 디플레이션의 폐해가 워낙 크기 때문에 경계 필요
▷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한 효과를 계량적으로 나타낸 분석 있지만 그런 계량적인 숫자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최근의 상황은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엔화가 추가적으로 계속 약세가 되면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거다. 엔/원 환율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 (내수) 완만한 회복세는 지속하고 있지만 어쨌든 간에 그 회복세는 미약하다, 견고하지 못하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그린북의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 민간 경제연구소에서 소위 테일러룰을 이용해서 산출한 적정기준금리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 금리인하도 있었고 정부의 경제활성화대책도 있고 해서 3/4분기, 4/4분기는 지난번 전망하고 좀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
▷ 소비심리는 세월호에 따른 영향이 당초 생각보다 상당히 오래 갔던 것은 사실이다. 소비심리가 이제야 8월중으로 좀 회복됐다
▷ 부총리께서 여러 가지 경기상황에 대해서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금통위원들께서는 본연의 책무에 충실해서 제반 경기, 물가, 여러 가지 금융상황을 두루두루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보고 의사결정을 한다
▷ 8월 중에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은 은행대출이 많이 늘어났다, 그 다음에 은행대출 중에서도 소위 주택금융공사의 정책 모기지론을 취급한 데에 따른 규모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특이요인이 있었다. 앞으로의 가계대출 흐름은 조금 더 지켜봐야 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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