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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유동성 유턴(U-Turn)에 따른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 점검
■ 개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달러화 신용 공급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은 약 4조 달러 증가했고 수익성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으로 급격히 유입되었다. 그러나 미 연준이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엔화 약세 등 글로벌 경제 상황은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발발 이전과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됐던 달러 유동성이 급격히 회귀(U-turn)할 경우 ‘97년과 같은 위기가 재발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점검해 보고자 한다.
■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 점검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한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한국)과 최근 달러 유동성 유입이 급증한 중국, 인도 7개국을 위기 발생 가능성과 위기 방어 능력으로 구분하여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최근 지표를 비교해 보았다.
① 위기 발생 가능성 평가
위기 발생 가능성은 ‘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인이 됐던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 금리 격차 축소, 환율 고평가 및 경상수지 적자 지속 등의 지표로 살펴보았다.
(투자자금 유출과 금리 격차) 최근 투자자금 유입은 중국, 인도 등에 집중된 반면, 태국은 2년 연속, 말레이시아도 2014년 -27억 달러 유출로 전환되었다. 특히, 2015년 들어 아시아 7개국 중 중국, 한국, 태국 등 5개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미 국채와의 금리 스프레드도 축소되면서 투자매력도도 떨어지고 있다.
(환율과 경상수지) 중국의 실질실효환율이 ‘12~’14년 평균 114.4(2010=100), 필리핀 108.3, 태국 102.4, 한국 105.0로 100보다 높아 ‘97년 이전과 같이 고평가 되어 있다. 또한,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경상수지는 ’12~‘14년 평균 GDP 대비 -2.8%, -3.1%로 ’97년 위기 당시보다 악화되었다.
② 위기 방어 능력 평가
위기 방어 능력은 ‘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확대시켰던 외채상환압력 가중, 외환보유고 부족 및 낮은 거시경제 안정성을 통해 비교해 보았다.
(외채 규모) 아시아 7개국의 외채 규모가 모두 급증한 가운데 말레이시아의 GDP 대비 총 외채 비중은 2014년 3분기 69.6%로 ‘97년의 47.1%보다 높고 태국도 38.7%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3.3%p 증가했다. 특히, 위기 발생시 상환 압력이 커지는 총부채 중 단기외채 비중이 중국은 2014년 3분기 기준 79.2%에 달했고 태국 41.4%, 말레이시아도 38.4%로 ’97년 위기 당시보다 높았다.
(대외 안전망) 아시아 7개국 외환보유고는 1997년 이후 꾸준히 확대됐지만 최근 증가세가 둔화 또는 감소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단기외채 규모는 외환보유고의 66.7%에 달하고 인도네시아 43.4%, 태국 36.8%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아졌다. 한편, 3개월 수입액과 단기외채로 추정한 국가별 적정 외환보유고는 말레이시아가 2014년 3분기 기준 적정 수준에 202억 달러 부족해 대외 안전망이 취약했다.
(거시경제 안정성) 필리핀을 제외한 아시아 6개국의 성장률은 ‘97년과 ’08년 위기 이전보다 낮아졌다. 특히, 인도, 말레이시아의 경우 GDP 대비 재정 적자가 3%를 이상이고 이전 위기때보다 높아 재정 여력도 높지 않다. 이에 위기 재발시 경제 충격이 심할 수 있고 경제 회복력도 제약될 수 있다.
(종합 평가) 위기 발생 가능성과 위기 방어 능력은 각 지표별로 7개국 평균값 및 ‘97년, ’08년 위기보다 향상 악화되었는지 평가하여 100점 환산 점수로 평가하였다. 각 부문별 환산 점수는 낮을수록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고 방어 능력도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부문별로 나눠보면, 위기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는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환율이 고평가된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이며 위기 방어 능력이 낮은 국가는 외채 수준이 높고 외환보유고가 적정 수준에 미달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고위험 국가는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고 방어 능력도 낮은 태국, 말레이시아이고, 중위험 국가는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방어 능력이 낮은 인도네시아, 필리핀이다. 한편, 저위험 국가에는 위기 발생 가능성이 낮고 방어 능력도 높은 중국, 인도, 한국이 해당된다.
■ 시사점
미국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미 달러화 유동성이 아시아에서 빠르게 회귀 할 경우 중 고위험 국가에서 위기가 재발 될 수 있다. 다만, 2,400억 달러의 CMIM(치앙마이 이니셔티브) 기금과 아시아 국가가 중국과 체결한 통화스왑 등이 위기가 ‘97년과 같이 확산되는 것은 방어 할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위기 재발 시 한국도 투자자금 유출, 對아시아 익스포져 부실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첫째, 중 고위험 국가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위기 전염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둘째, 국내 금융기관의 글로벌화를 통해 아시아 금융허브로서 발돋움 하고 글로벌 자금의 투자처로서의 매력도를 제고해 나가야 한다. 셋째, 기준금리 조정 시에도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로 연결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넷째, 대외 충격을 방어할 수 있는 적정 외환보유액 확보 및 통화 스왑 확보 등으로 대외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여 환율 변동성을 낮춰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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