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중·저신용계층을 위한 중금리 대출이 부족해 금리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금융업권이 관련시장 정보 부족으로 인한 금리산정의 어려움, 비용 부담 등으로 중금리 대출상품 운영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데에 기인한다.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를 위하여 금융당국은 시장기능 정상화를 도모함과 동시에 업권별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하고, 은행은 신용평가 기법의 고도화, 채널 다양화를 통한 고객 수요 부응, 타업권과의 제휴를 통한 리스크 최소화 등 다방면의 준비가 필요하다.
□ 국내 금융권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연 4~5%대의 은행권 저금리와 연 15∼34.9%인 카드,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제 2금융권 고금리로 양분되어, 10% 전후의 중금리 대출은 희박한 단층(斷層) 현상을 보임
- 은행에는 1~3등급의 고객이, 저축은행에는 7~10등급 고객이 대부분을 차지하여, 중간층인 5~6등급을 위한 대출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
□ 금리 양극화로 작년말 기준 전체 4,342만 명 중 5, 6등급의 중신용계층 1,216만 명(28%)이 금리 사각지대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남
□ 중신용계층이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기 전에 카드 대출이나 현금 서비스 등을 통하여 중금리 시장의 일부가 흡수되고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
- 최근 저축은행, 대부업에서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 이들 업권의 중신용자 고객 비중이 증가했음에도 금리는 20% 이상에서 결정
▣ 금융업권이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인 이유는 금리산정 어려움, 비용 부담 등에 기인
□ 금융당국은 금리 양극화 해결 차원에서 중금리 대출 확대를 몇 년 전부터 권고하여, 시중 은행들이 대부분 상품 라인을 갖고 있지만 실적은 미미한 편
- 현재 판매중인 중금리 대출상품들이 대출한도가 적고, 중·저신용등급의 대출 거절 비율이 높아 영업 확대보다는 대부분의 은행에서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
□ 은행은 중금리 대출로 대출금리가 상승함에 따른 평판 하락 우려 외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판매경험 부족 및 리스크 관리 문제로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
- 중금리 대출상품의 연체가 타 상품 대비 높아 금리산정시 이를 반영해야 함에도 연체금리가 15%로 제한되어 pricing에 어려움
- SC은행은 2005년에 중금리 대출상품인 '셀렉트론'을 출시하여 한때 인기를 얻었으나, 이후 부실이 확대되면서 판매를 중단하였음
□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신용대출 취급시 비용 부담으로 중금리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영업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이며, 일부사의 대출실적도 저조한 편
- 저축은행 고객특성상 대손율이 10%에 육박하고, 조달금리, 인건비, 대손율 등 원가구조를 고려시 10%대 신용대출 상품 운영이 쉽지 않음
- 또한, 일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판매하였으나, 개인회생·파산 및 채무조정 확대에 따른 부실 증가로 취급을 중단한 사례도 존재
▣ 정보 부족으로 금리 산정이 어려움에도 금융당국은 잘못된 접근으로 시장을 왜곡
□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는 중간 신용등급의 경우 신용분석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부족한 구조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음
- 상하위 등급은 우·불량정보가 축적되어 있어 적절한 금리산정이 가능하나, 중간등급은 관련 정보가 부족하여 중간등급으로 분류되는 사례도 빈번함
□ 은행이 그동안 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중금리 대출시장이 미성숙 단계에 있어 상품 운영에 난관으로 작용
- 수요·공급측면에서 10%대 금리에 적합한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거나, 중금리로 수익 창출이 어려워 20% 이상의 pricing이 불가피한 측면도 존재
□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중금리 대출을 서민금융 차원에서만 접근함에 따라 시장이 왜곡된다는 일각의 지적도 존재
- 금융당국이 신용평가 시스템을 은행에 무료로 공급하면서 중금리 대출을 장려했음에도 효과는 높지 않았으며, 이를 강제하는 것은 영업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업체별 손실률 차이로 pricing에 일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
▣ 정부는 업권별 균형 발전을 고려하되, 시장기능 정상화를 위한 기반 마련 필요
□ 최근 정책은 상하위 신용계층 위주로 이뤄져 중신용계층은 상대적으로 소외
- 은행의 변동금리 대출을 2%대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안심전환대출의 혜택이 상위등급에 집중되었다는 논란에 금융당국은 서민금융상품 금리를 인하하고, 대상과 한도를 확대하는 등을 포함한 ‘서민금융지원 강화방안’을 발표
□ 금융접근성(financial inclusion) 측면에서 중금리대출 시장은 확대해야 하나, 서민금융지원을 위하여 설립된 2금융권 등 업권별 균형 발전도 고려해야 함
- 은행의 중금리 대출 확대로 일부 고객들이 은행으로 이탈시 저축은행의 영업에 차질이 우려되며, 관련 상품 취급이 많은 일부 여전업체들도 타격을 받을 전망
□ 또한, 법정 최고금리를 업권별로 다양화하되 업권별 칸막이 설정 등으로 금리 차등화를 유도하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시장기능 정상화가 필요
- 특히, 업권별로 중금리 개념이 다른 상황을 감안하여(저축은행은 10%대 중반 ~ 20%대 중반, 은행은 10%대 전후 등) 권역별로 시장을 세분화시키는 방향도 가능
□ 한편, 정부 차원의 간접적인 지원이나 보증기관의 보증서 발급 등을 통하여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줄이면서 중금리 대출 확대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
- 최근 출시 1개월만에 대출잔액이 100억원을 돌파한 우리은행 위비 모바일 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서 발급을 기초로 하였으나, 대출 한도는 2,500억원으로 제한
▣ 은행은 신용평가 기법의 고도화, 모바일 등 채널 다양화, 타업권과의 제휴 검토 필요
□ 중금리 대출시장은 일종의 틈새시장으로 고객들이 필요로 하나, 시장에는 부재한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은행은 신규 고객 발굴 가능
- 향후 출범할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특성화나 틈새시장 공략차원에서 중·저신용등급 시장에 진출시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
- 우리은행의 위비 모바일 대출은 인터넷 전문은행 수익모델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되었으며, 최근 1개월간 대출자의 30%가 신규 고객인 것으로 분석됨
□ 또한, 중·저신용계층 신용평가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거래정보 위주의 정형화된 분석에만 의존하는 측면에도 기인하기 때문에 정성적 항목을 포함한 빅데이터 기반하에 분석기법의 세밀화, 고도화를 추진할 필요
- 中 IT기업 텐센트의 자회사 위뱅크의 경우, 거래정보에 근거한 신용평가로 대출승인이 거절되었던 고객을 대상으로 게임 접속시간, 활동 내역 등 SNS상의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
□ 이와 함께 비대면고객 채널 강화 차원에서 무방문 즉시 신용대출로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는 글로벌 은행 사례에도 주목할 필요
- 英 Barclays의 경우, 작년에 실행된 신용대출 중 43%가 모바일 상품인 'instant lending'을 통하여 진행되었으며, 규모는 전년비 80% 증가한 10억 파운드를 기록
- 국내 일부 은행들도 즉시 신용대출 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나, 급여이체 고객이나 자사고객에 한정하여 소극적으로 운영하는 편
□ 또한, 은행이 경험이나 데이터가 미비한 상태에서 중금리 대출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타업권과 연계영업으로 진출하거나 2금융권 차입자 대상 전환대출을 고려
- 금융당국이 발표한 ‘서민금융지원 강화방안’에도 은행-저축은행간 협약 체결, 영업구역 관련 규제 완화, 연계영업 취급시 인센티브 부여 등으로 연계영업을 통한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도모
- 최근 우리은행은 추가대출을 원하는 고객에게 현대캐피탈의 중금리 대출상품을 소개하는 연계영업을 시작했고, KB저축은행은 중금리 전환대출상품을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