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에 올라온 전문가의 글을 공유한다.)
올 한해 마지막 주 시작하며... 미리 마지막 거래일을 기념해 소고를 올려본다. 돌이켜보면 15년은 나에게는 일종의 도약의 한 해였다. 작년 말 건자재 all buy 리포트를 내며 연초부터 과분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반대로 하반기에는 "이놈의 건자재..."였지만 건자재 업종에 대해서 시장이 가장 깊은 연구를 진행한 한 해가 올해가 아닐까 싶다. 시장과 이런 방식으로 소통하는게 애널 하는 보람이 아닐까...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여기 페북에서도 그랬지만 주택시장의 장기 전망을 세미나를 통해 전달 할 수 있어서 아주 즐거웠다. 특히 주택가격 측면에서 왜 일본식 장기불황이 한국에 맞지 않는지, 우리나라 주택수가 얼마나 부족한지, 정부의 대책의 골자는 뭐고 무엇을 지향하는지, 오락가락 해보이는 대책들을 한줄로 엮을 수 있는 함의는 뭔지 등에 대해 아주 많은 세미나, 자료를 통해 소개할 수 있어 즐거웠다. 애널리스트 5년차 들어왔지만 과거 4년간은 거의 해외건설에 대해서만 얘기했다면, 작년 9.1대책 이후로 1년간은 다 잘 알고있는 국내 건설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었다. 분석의 대상이 변하면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다. 또 부정적 기류 일색(?)이던 시장에 일종의 아웃라이어 같은 컨셉으로 강세론을 펴다보니 노이즈라면 노이즈겠지만 그래도 내 소신대로 하는 재미가 있었다.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에서 나는 일종의 부동산 강세론자로 통하는 것 같다. 애널리스트가 어떤 방향성이나 색깔을 띈다는건 아주 위험한 일인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내가 강세론자임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현 조건대로라면 이라는 단서가 달리긴 하겠지만 말이다(향후 중대한 변화가 있다면 가장 빨리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있다)
시장에 대한 내 요지는 아주 간단하다. 우리나라는 집이 부족하므로 2차 3차 신도시를 통해 물리적 주택수를 늘리거나, 획기적 구도심 정비를 통해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만성적 주택부족 현상으로 장기의 가격곡선은 수요예측이 되어있는 2022까지는 강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그 이후를 지금 고민할 필요가 있나싶다). 이게 전부다.
이쯤되면 15년 공급물량 폭탄 얘기가 나온다.
올 해 인허가가 11월까지 66만호를 기록하며 1990년의 75만호 이후 최대치다. 통계가 있는 25년간을 모두 보아도 60만을 넘긴적도 별로 없었고 제2차 주택계획의 연평균 수요예측치가 39만이었으니 올해 약 72만 인허가는 평년의 소위 2배 물량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주택시장이 팽창했던 '90년의 수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90년 인허가 급증은 '85-90까지 나타났던 전세기간 연장(1년에서 2년으로)과 주택공급 부족, 고도성장에 따른 수요급증이 맞물리며 매년 17-20퍼센트씩 올랐던 주택가격의 급증으로 노태우 정권시절 200만호 주택공급 공약이 현실화 되던 시기였다. 올해 72만 인허가는 그시절과 정 반대?의 환경속에서 나온 것이니 이게 소화될까?는 건전한 걱정일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분양체계가 세계에 유래없는 선분양이어서 분양에는 초과수요가 존재한다는게 정설이라 올해 역시 연말로 가면서 신규분양의 초과수요를 억제하는 대책들이 나왔다. 그럼에도 지금이 그때랑 같을 수 없으니 초과분양은 결국 입주시점에 하락을 동반할 것이다... 가 이제 굳어져 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90년 75만 인허가 시절과 지금 다른것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게 바로 주택공급의 주체다. '90년 75만 인허가 중 약 27만이 공공이고 48만이 민간이었다. 반면 15년 11월 현재 66만의 인허가 중 62만이 민간이고 공공은 4만이다. 작년 51만 인허가 중 공공 6만에 민간 45만이었다. 올해의 증가는 공공은 외려 감소, 민간은 급증이 흐름이다. 비율 측면에서도 중요한데 민간의 주택공급 비중이 현재 93프로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 역사에서 90프로 넘었던 적은 없었고 현 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넘기기 시작했다. 소위 주택공급의 "민영화"라 할 수 있겠다. 공급 주체가 민간으로만 되도록 그동안 세번의 굵직한 대책들이 나왔고 정확히 작동했다 할 것이다.
국내 주택 역사에서 민간 비중 90퍼센트의 시기를 우리 중 누구도 살아본 적 없으므로 뭐다 뭐다 얘기하기는 어렵겠지만 과거대비 탄력적 시장이라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커지리라 본다. 부동산의 리드타임이 충분히 긴 만큼 3년 후행하는 준공주택 입주는 올해의 경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종의 버퍼가 필요한게 현실인데 외려 공공이라는 일말의 버퍼마저 지워버린게 대한민국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각자 예상하시면 되겠지만 내 개인적 생각은 수급 밸런스가 과거대비 보다 거칠게 맞춰질 것이고(때론 50만 분양에서 20만 분양으로 급변 가능) 그러다보니 가격 상승 하락이 보다 빈번히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전체 자산시장의 안정성 보다는 변동성이 높아지고, 가격의 방향 자체는 민간시장의 특징으로 높이는 추세로 변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다만 주택을 지을 택지만큼은 공공의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만큼 택지 시장에서 정부가 철수를 계획한 바람에 미래에는 민간이 짓고싶다고 지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보니 장기적으로는 공급이 상당히 억제될 것이라 본다. 그럼 도돌이표처럼 다시 주택부족... 이 된다. 이 루프를 벗어날 더 거대한 이슈를 나는 아직 찾지 못했다. 내가 생각하는 분양시장의 미래는 현재 조건에서만 본다면 2010년대 후반에 재건축이 일반분양을 앞지르는 시기가 오지 않겠나 싶다. 재건축 15만, 일반분양 10만으로 연간 총 분양 25만 같은 그런 시기말이다. 어쨌든 향후 10년간 재건축은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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