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블로그 글을 소개)
중국 위안화가 드디어 SDR 바스켓에 들어갔다. 10% 남짓이지만 대단한 일이다. 엔화, 파운드화를 제치고 3대 통화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중국의 굴기, 즉 중국이 떴다는 국제적인 공인을 받은 셈이다.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위상은 미국 바로 다음이다. 물론 1인당 소득으로는 아직 한참 멀었지만, 거시경제적이나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힘은 1인당 소득이 아니라 GDP 순이다. 규모도 중요하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중국위안화나 중국위안화 표시채권을 사야하나? 글쎄 그건 아니다.
우선 SDR을 파헤쳐 보자. SDR(special drawing right, 특별인출권)은 IMF에서 각 회원국의 쿼터의 1.5배만큼 배분한 가상의 화폐로, 여러 나라 통화가치의 가중평균으로 정해진다. (아주 먼 옛날 달러가 금에 peg되어 있을 때는 SDR의 가치는 금과 같았다. 정말 아득한 옛날이다.) 다시 말해 한국이 1억 달러를 IMF에 출자했다면 1.5억달러만큼의 SDR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 SDR은 국제수지가 악화되었을 때 빼서 쓸 수 있다. 그럼 왜 이런 걸 만들어냈나? 일단 SDR로 인해서 외화유동성이 늘어난다. 왜냐하면 가상화폐이니. 1을 맡겼는데, 1.5만큼 주니 그만큼 유동성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 둘째 회원국이 외화보유를 늘릴 필요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그렇다고 한다. 그렇지만 SDR 배분금액이 2040억(달러로 3180억 달러) 남짓이다. 한국 외환보액보다 적다.) 다시 말해 SDR은 IMF 회원국들의 국제수지 적자를 일시적으로 보전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가상화폐인 셈이다.
그런데, 이 SDR이 쓰인 적이 있는가? 거의 없는데, 얼마 전 그리스가 IMF에 갚기로 한 채무를 이걸로 갚았다. 이걸 보고 다들 놀랬는데, 지금까지 SDR이 쓰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굳이 SDR을 쓸 필요가 없었고(기축통화국이거나 외환보유액이 많거나 국제수지 위기가 발생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신흥국은 가진 SDR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간에 기별도 안가는 수준) 결국 SDR은 종이쪽가리에 불과한데 사실상 쓰이지도 않는다.
근데 왜 중국은 기를 쓰고 위안화를 SDR에 넣으려고 했고, 미국은 미온적이었는가?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위안화 이전에는 미달러, 유로화, 엔화, 영국 파운드화만이 SDR 기준통화였다. 위안화가 거기에 들어갔다는 것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아니 중국축구가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과 같다(고 여길 수도 있다. 국가적 자부심 측면에서) 미국이 미온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내 추측으로는) 지금의 국제금융질서는 미국이 영국의 협조하에 만들어낸 것이다. IMF, World Bank 등. 그 질서에 중국이 나도 컸으니 넣어달라고 하는데, 미국입장에서는 자기들이 만들어낸 규칙이나 질서에 중국이 공공연히 반기를 들 태세이니 넣어주기 싫었던 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현실은 현실이니, 중국에 지분을 조금 떼주고 잘 달래서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미국에게는 이득일 것이다. (나만의 해석.) 너도 이제 다 컸으니 어른처럼 책임있게 행동해야지.(즉 우리랑 잘 지내보자. 우리한테 협조도 하고..) 자 이게 그 징표야. 이러면서 SDR을 준 것이다.
위안화 환율과 SDR?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중국당국이 위안화 절하를 꾀할 지도 모른다고 한다. 자본도피나 유출도 크다고 한다. 그렇지만 책임있는 국가로 인정받은 마당에 수출 때문에, 그것도 경상수지 흑자가 엄청난 나라에서 위안화를 자기들 입맛대로 평가절하할 수 있을까?
(※ 출처: http://potatosay.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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