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이탈리아 은행 부실, 유로존의 뇌관이 될까?》
■ 이탈리아 은행 주가 급락, 은행 부실 우려 확대
최근 이탈리아 은행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연초대비 17.7% 하락했는데, 그 중 FTSE Italy Banks 지수는 연초대비 28.7% 하락. 총대출 기준 이탈리아 상위 5개 은행 중 Banca Monte Paschi de Siena가 연초대비 53.7% 하락한 것을 필두로 최대 은행인 UniCredit이 37.1% 하락하는 등 급락세가 나타나고 있음. 각 은행의 CDS(5년물) 역시 Banca Monte Paschi de Siena가 600bp를 상회했고, 다른 은행들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
최근 이탈리아 은행들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급격히 확산되었기 때문. 특히 그간 구조조정이 진행되었던 지방 소규모 은행이 아니라 이탈리아 상위 대형 은행에서 부실 채권(NPL)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 언론 보도에 따르면 ECB는 이탈리아 6개 은행에 대해 부실채권 관련 정보를 요구했으며, 여기에는 업계 1위인 UniCredit 등 대형 은행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음.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은행주 급락 및 CDS 급등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 이에 발맞추어 이탈리아의 CDS(5년물) 역시 재차 120bp를 상회했음
■ 이탈리아 은행 부실, 유로존의 뇌관이 될까?
이탈리아 은행이 높은 부실 채권 비율을 보여왔음에도 지금까지 우려가 덜했던 것은 이탈리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 이탈리아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는 ECB의 완화적 통화정책, 역내 경제 안정 등에 힘입어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왔음. 그러나 최근 소매판매가 감소세로 전환되고, 향후 이탈리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탈리아 은행 부실 확대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음
이탈리아 정책 당국은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을 막기 위해 EU 집행위원회와 합의에 도달했음. 합의의 핵심은 부실채권을 인수할 배드 뱅크(Bad Bank) 설립과 해당 배드 뱅크는 부실 채권을 시장 가격(Market Prices)으로 인수한다는 것임
과거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배드 뱅크 설립 시 각각 장부가치의 43%, 47% 수준으로 부실자산을 인수했음. 평균적인 부실자산 매각가격을 장부가치의 45%로 가정했을 때 대차대조표를 온전히 정리하기 위해서는(clean up balance sheets) 추가적으로 반영해야 할 손실은 5개 은행만해도 총 130.5억유로로 이는 해당 은행들의 시가총액의 19.6%에 달함. 특히 Banca Monte Paschi de Siena, Banco Popolare는 자신의 시가총액(각각 16.7억유로, 29.4억유로)보다 큰 18.5억유로, 41.4억유로를 각각 손실로 반영하여야 함. 만약 부실자산 매각가격이 장부가치보다 45%보다 낮을 경우 반영해야 하는 손실은 급격히 증가함
결론적으로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채권을 온전히 청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나, 이탈리아의 ‘16년 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2.0%로 예상되고 이는 이미 EU의 권고수준인 1.8%를 상회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 여력도 제한적인 상황. 결론적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이탈리아 경기 부진으로 향후 심화될 경우 단기간 수습 불가 국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그리스와 같은 대규모 인출 사태(Bank Run)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임. 현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은행 부실 우려는 유로존의 새로운 블랙 스완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또 다른 재료가 될 여지가 커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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