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합니다)
출처: 시장을 보는 눈 | 채훈우진아빠
http://blog.naver.com/hong8706/220684773270
이 책("나는 부동산을 싸게 사기로 결정했다")을 읽은 후 든 첫 느낌은.. 이전에 올렸던 글, "부동산관련 추천도서"를 업데이트 할 필요를 느꼈다는 점입니다. ^^
추천 도서 목록을 즉각 수정하고 싶은 맘이 든 첫 번째 이유는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참고로 저는 책의 저자 김효진씨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꽤 오래전, 모 증권사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던 시절 출산.. 휴가 쓰러간다는 이메일을 받았기에.. 축하한다고 답장주고 잊어버렸는데.. 몇개월 쯤 지나서 꾸준히 엑셀 화일이 날라오는 겁니다. ㅋ
뭔가 열어보니, 다양한 경제지표를 열심히 업데이트해서 그걸 그림으로 잘 표시했더라구요. 예를 들어 미국의 산업생산이나 소비지출 통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그런 화일 있잖습니까?
그 화일 받고 한참이 지난 후, 제가 일하는 회사에 세미나 왔길래 물었죠. "왜 그렇게 출산휴가를 짧게 썼냐""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하는 이야기인즉, "데이터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너무 궁금해서, 출산휴가 중에 친정 어머니에게 아이를 잠깐 맡겨놓고 회사 와서 데이터 업데이트해서 자료를 썼다"는 겁니다. ㅎ 이렇게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쓴 글 답게, 책 내용이 아주 깔끔하고 구체적입니다. 좋은 통계도 많고, 특히 제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대목도 잘 짚어서.. 저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두 번째 이유는 매우 '현실적인 동기'에서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김효진 이코노미스트도 집을 구입하는 데 대해서, 처음에는 매우 까칠했다고 고백합니다. "일본처럼 한국 부동산도 망할테니, 난 부동산 쳐다도 안볼거야!" 이런 생각을 했다는 거죠.
그런데 2008년 위기 이후 2010년까지 오히려 주택가격이 오르고, 2012년까지 조금 빠지는가 싶더니 다시 집값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이거 내가 잘못 알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부동산 공부를 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거죠.
즉, 택지든 건축비든 아무튼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물가'이니, 물가 수준에 비해 집값이 싸다 싶을 때에는 주택을 구입해도 별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겁니다.
아래의 '그림'이 이런 주장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요. 먼저 검정선은 소비자물가를 나타냅니다. 경제의 전체 물가 수준이죠. 그리고 빨간 선은 주택가격입니다. 부동산가격이 물가보다 더 빨리 오르고, 더 나아가 이 이상 수준을 오랫동안 유지하면 이건 부동산이 고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거죠. 반대로 물가가 오르는 속도보다 집값 오르는 속도가 느리고 또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이건 부동산이 저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오른쪽 '그림'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세계 주요국의 부동산 가격을 비교한 것입니다.
제일 위가 한국, 그 다음이 일본, 제일 밑이 미국인데..그림에서 잘 나타난 것처럼, 한국 부동산이 가장 고평가되었던 시기는 지난 1980년대 후반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당시 3저 호황, 즉 저유가/저금리/원화저평가의 수혜 속에 '단군이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었기에 부동산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을 크게 뛰어넘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지금의 부동산 가격은 그냥저냥한 수준이죠. 물가보다 크게 비싸지도.. 또 1998년처럼 아주 싸지도 않으니까 말입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1970년부터의 부동산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늘 물가와 비슷하게 움직이던 부동산시장이 1980년대 후반부터 갑자기 이상한 모습을 보였죠. 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더 크게 상승하고, 더 나아가 거의 물가의 두 배 이상 상승하면서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1992년부터 무너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물가 수준을 하회하고 있죠. 요즘 일본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게 ..다 이유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쉽게 이해가 됩니다. 물가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다 펑~ 터졌고.. 연준의 적극적인 금리인하 및 기축통화의 이점 등이 발휘되면서, 다시 물가 수준에서 안정을 되찾은 후.. 강하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상의 세 나라 분석에서 보듯, 부동산시장은 나라마다 다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다른 나라(=일본?) 망했다고 한국이 망하는 게 아니며, 반대로 다른 나라(=미국?) 오른다고 한국 부동산 가격도 올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동산은 정말 정말 지역적인 특색을 많이 타는 자산이며, 더 나아가 각국의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치지.. 그리고 인플레이션 수준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지는 매우 특색있는 자산이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귀한 책 쓴, 김효진 이코노미스트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네요. 굿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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