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페이스북 지인의 글을 지금에서야 공유)
정성태
5 March 2015 · OS X ·
민주주의와 디플레이션
1. 민주주의 국가와 디플레이션은 양립할 수 없다. 왜냐하면 디플레이션은 채무자, 근로소득계층에게 더욱 혹독하기 때문이다. 1인 1표제가 성립된 국가에서 불황이 닥쳤을 때, 물가가 하락해서 고통이 큰 상황에서 재정지출 증가와 금리인하(혹은 통화량 확대)에 반대하는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그런 정치인이 있다면 Dogma에 빠진 사람일 것이다. 물론 칭송하는 사람도 있겠다만은..)
2. 그렇다면 왜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는 물가가 계속 하락하는가? 이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초국가적인 집단이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ECB, EU에 자기의 주권을 양도하였기 때문이다. 재정적자 비율도 맞춰야하고 자국화폐도 없다. 그러니 표가 있으면 뭐하나? 그리스 중도우파나 중도좌파는 총선에서 이제서야 패배한 것이다. 그리스 국민들은 참으로 인내심이 강한 듯 하다.
3. 일본에서는 1995년 이후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나? 지가와 주택가격이 고점 대비 80% 떨어진 국가에서 물가하락률이 겨우 1~2% 내외에 그쳤다는 것이 바로 앞의 명제를 뒷받침한다고 생각한다. 국가부채가 GDP의 300%에 이르는 현상이 정치인들이 표에 민감하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 아니겠는가?
4.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19세기초 영국은 나폴레옹 전쟁으로 GDP의 200%에 이르는 국가부채에 허덕였다. 그렇지만 영국은 이 부채를 꾸준히 갚아나갔다. 매년 재정흑자를 내서 부채를 수십년에 걸쳐서 상환했다.(괜히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높은 게 아니다). 이러니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리가 없었다. 만약 왕정이었다면? 스페인 왕가는 유럽의 대표적 은행가문인 메디치와 푸거가문을 파산시킨 장본인이다. 돈을 빌려서 갚지 않았다. 완전한 1인 1표제도 아니고 왕정도 아닌, 즉 귀족과 상류층이 지배하던 영국에서 정치인이 빚을 갚지 말자고 하는 것은 자기 목을 조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5. 19세기말 미국의 인민주의 운동(Populist Movement)는 물가하락, 지가하락에 저항한 미국중남부 농민들의 운동이었다. 그들의 주장은 하나였다. 금은복본위제에서 금본위제로 이행하면서 물가가하락하였으니 복본위제로 돌아가자. 통화량을 늘려서 물가를 올리자는 운동이었던 셈이다. 도로시의 집이 캔사스이고, 금으로된 길을 따라 Oz(금의 단위!)의 마법사를 만나러 가는게 다 이유가 있었다.
6. 결론. 디플레이션은 오지 않는다. 만약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면...(그래서 걱정이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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