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12월 리차드 번스타인 투자레터를 안예하 님이 친히 번역해 페이스북에 공유해 주셨네요. https://www.facebook.com/yhahn712/posts/10210148782310373)
2017년 인플레이션이 귀환한다
과거 8년간 주요 투자 테마는 '글로벌 디플레이션'이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나타난 '디플레+저성장' 시기는 이제 끝나가는 것으로 보이며, 2017년에는 're-inflation'이 다시 주목해야할 투자 테마인 것으로 판단된다. 오랜 기간 투자 포트폴리오가 경제 성장보다는 스태그네이션과 디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어 구성되어 있었던 만큼, 이번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신용 버블이 꺼진 이후로 금융시장은 '과잉 공급'과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를 마주해야했다. 글로벌 중앙은행은 교과서에서 보던 '유동성 함정'을 맞이하게 되었으며, 아무리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완화정책을 펼친다 한들 신용 창출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사실상 금융 자산 가치가 상승할 여력이 있을만큼 경제는 양호했음에도 2008년 시장이 다시 반복될 것을 우려하여 리스크를 지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여름 너무나도 진부했던 'lower for longer, 저금리 기조 지속'이라는 테마는 끝이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당사는 지난 2월에 전세계적으로 스태그네이션과 디플레이션이 끝났다고 판단하여, 포트폴리오를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조정해왔다. 일각에서는 당사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한 해 앞선' 것으로 간주하여 컨센서스와 다르다고 평가했으나, 2017년에는 이 포트폴리오가 '컨센서스'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저금리 기조 지속?'
보통 투자자들은 상승장 끝자락에서야 그 자산이 상승할 것이라며 투자를 시작한다. 야구 이야기를 끌어와보자면, 투자자들은 보통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에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다. 야구장 주차장이 붐빌 것으로 예상해서 먼저 나가기보다는 끝까지 앉아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2000년 3월에 기술주 투자에 주목했으며, 2007년 가을에 부동산 투자에 열광했다. "신경제(New Economy)"와 "주택가격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라는 신념이 당시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에서 널리 통용되는 것이었다.
올해 여름에는 '저금리 기조 지속'이라는 신념 하에 디플레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채권시장은 강세가 이어졌다. 과거 5~6년 전에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인플레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과거 TV에서 중앙은행 건물이 찍어낸 화폐를 토해내던 영상을 기억하는지?). 하지만 경제에 변화가 생기던 바로 그 올해 여름에 '저금리 기조 지속'이라는 테마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유명한 투자 테마가 되어버렸다.
2016년 투자자들은 채권에 광적으로 투자를 했고, 이는 마치 과거 2000년 3월 기술주에 열광하던 때와 2007년 주택시장에 열광하던 때와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올해 2월부터 미국 인플레 기대는 높아지고 있었다
당사는 인플레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포트폴리오 내 채권 듀레이션을 줄이기 시작했다. 차트 2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로 인플레이션 기대는 올해 2월부터 높아지기 시작했다.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과거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케인즈식 경기 부양책이 시행될 것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플레 기대가 높아지고, 경제 성장 또한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실제 선거 캠프에서의 공약과는 조금 다를 수 있겠으나, 재정 정책이 적지는 않게 확대될 것은 확실해보이며, 통화정책 정상화 및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재정정책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또한 인플레 기대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차트 3~5를 통해서 영국, 독일, 일본 등에서도 인플레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가 바뀌고 있으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경제가 개선된다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스태그네이션이 이어지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경기 사이클이 되돌아 오는 것은 확실하다. 전세계 선행 경제지표가 공통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트 6은 '현재' 글로벌 경기선행지표와 '3개월 전' 글로벌 경기선행지표와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빨간 대각선보다 위에 위치한 국가일 경우, 인플레 기대가 3개월 전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의미하며, 대각선보다 아래에 위치했을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것을 의미힌다. 대부분 경기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으며, 결국 글로벌 경제가 개선되고, 향후 몇년에 걸쳐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스티프닝되고 있는 수익률 곡선
수익률 곡선 기울기는 미래 경제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기울기가 가파르면 가파를수록 경게 성장이 빨라지는 것을 의미하며, 플래트닝될 수록 저성장이 이어지고, 수익률 곡선이 우하향된 경우는 경기 침체가 될 것을 의미한다.
전세계적으로 수익률 곡선은 스티프닝되고 있으며, 이는 선행지표들이 개선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차트 7은 수익률 곡선이 우하향된 경우를 살펴본 것인데, 2008년에는 글로벌 수익률 곡선 중 41%가 우하향 곡선을 그렸던 반면, 최근에는 그 숫자가 2%를 가리키고 있다. 그 가운데 미국 수익률 곡선은 최근 5개월간 스티프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이 적절하게 되어 있지 않으며, 너무 방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사는 거의 30년동안 수익률 곡선이 우하향할 경우, 채권에 투자해야하며, 듀레이션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올 여름 투자자들이 채권에 광적으로 투자한 것을 보면, 당사의 주장과는 완전히 반대로 간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 기대가 높아지고,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짐에도 투자자들은 너무 근시안적으로 바라본 것이 아니었을까.
당사의 포지션
당사는 2016년 1분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포지션 조정을 했으며, 만약 우리의 주장이 맞다면 당사의 포트폴리오는 2017년의 컨센서스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로서 당사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이머징마켓의 시클리컬 업종, 소형주, 저평가주를 overweight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미국 이외의 선진국 시장에 대해서는 underweight로 평가하고 있다. 인플레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 채권 듀레이션은 짧게 가져가며, 금(gold)과 금광 회사에 대해서는 modest weight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는 변하고 있다
올 여름 '저금리 기조 지속'이라는 테마 속에서 인플레가 다시 귀환하고 있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비록 당사의 주장이 지난달 대선 이후로 이목을 받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당사의 포트폴리오를 투자 컨센서스라고 여기지는 않는 것 같다.
2017년에 투자자들은 경제 성장을 마주하게 되면서, 상당 부분 투자 포트폴리오를 시클리컬 업종으로 조정해야할지도 모르겠다.
▶ 투자레터 원문: http://rbadvisors.com/images/pdfs/2017_Inflation_return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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