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 보고서 주요 내용)
달러화, 추가 하락보다 현 수준에서 안정 예상
트럼프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달러화가 다시 트럼프에 대한 모호함으로 조정을 보이고있다. 달러화가 더 하락할 것인지 여부는 다시 미국뿐만 아니라 상대국인 유로와 일본의 상황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달러화 지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통화가 유로화와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등이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과 유로의 최근 경제상황을 비교해보았을 때 유로보다는 미국이 더 양호한 상황이다. 이는 경제지표 예상치 대비 결과치를 지수화한 경제서프라이즈지수 (ESI)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유로의 ESI 지수 격차는 1월에 비해 좁혀졌는데, 최근 발표된 미국의 1월 ISM 제조업지수와 비농업 신규취업자수 등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기 때문이다.
상대국과의 금리차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중략) 미국의 장기금리 하락이 확인되고 있으나, 유로 역시 장기금리가 하락함으로써 격차는 일정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장기금리가 반등하고 있으나, 일본은행의 ‘수익률 곡선 조절 (장기금리를 0% 수준으로 수렴)’이라는 통화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일본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달러화의 조정이 지속되거나 확대되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의 우려 혹은 상대국 경제의 개선 등이 필요하나, 최근 미국과 유로, 일본의 경제상황은 그러한 추세적 변화를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달러화가 트럼프 기대감 약화로 조정이 나타났다고 판단할 때, 달러화 지수는 지난 11월 대선 이전 수준인 97~98포인트로 회귀하는 수준이 예상된다. 최근 지수가 100포인트에서 등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달러화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임을 시사한다.
달러화, 4월 환율 보고서와 3월 FOMC
달러화 추세에 대해 다음 이벤트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달러화에 영향을 미칠요인으로 미국 재무부의 4월 환율 보고서와 그에 앞선 3월 FOMC 정례회의는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환율 ‘조작국(currency manipulation)’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고, 대중국 강경론자인 피터 나바로 교수를 국가무역위원회 (NTC)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미국 재무부에서는 매년 4월과 10월, 즉 반기로 환율보고서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의 외환정책 보고서’)를 발표한다. 지난 2016년 10월 재무부는 중국을 필두로 독일과 일본, 한국, 대만, 스위스 등 6개국에 대해 환율 ‘관찰대상국 (Monitoring List)’으로 지목한 바 있다 (그림 5).
4월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 등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낮으나, 이를 근거로 트럼프의 교역 상대국 압박, 상대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할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는 한 이들 통화의 의도적인 (정책적인) 절상 가능성은 낮다.
4월 환율 보고서 발표 이전에 3월 중순에 예정된 미국 연준의 FOMC 정례회의도 외환시장의 중요 이벤트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지난 2016년 12월 금리인상 이후 2017년 첫 경제전망과 연말 목표금리에 대한 점도표 등이 발표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리인상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다시 유로와 일본과의 금리차, 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정책보다 미 연준에 대한 정책을 더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서의 주요국 통화 전망은 여전히 미국 금리인상과 상대국 금리차에 따른 달러화 강세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림 6).
원/달러 환율도 현 수준에서 안정될 전망
지난 1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1,140원대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이는경제 펀더멘털 요인보다 수급 요인에 기인했다. 무엇보다 기준통화인 달러화의 변동폭이 컸는데, 2016년 11월 이후 달러화 지수는 6% 급등한 이후 3%에 이르는 조정을 보였기 때문이다. 달러화가 이렇게 변동폭이 컸기 때문에 원화 역시 6%의 약세와 강세를 반복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트럼프 기대감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면 트럼프 기대감이 약화될 경우에는 적어도 지난 2016년 11월 수준의 달러화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난 2개월여 동안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달러화의 추가 하락보다 현 수준, 즉 달러화 지수로 100포인트 수준에서 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미칠 주요 요인 가운데 달러화 약세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트럼프의 정책 요인이다. 예를 들어 오는 4월 발표될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주요 목표인 (대미 무역흑자 상대국) 멕시코와 중국, 일본과 국내 등의 통화 강세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선진국의 통화정책 차별화, 유로의 정치적 위험 및 은행 위험 (영국 브렉시트와 이탈리아 BMPS 등)은 달러화 약세를 저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줄어드는 구간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또한 2월 중순인 현 시점에서 미국 통화정책보다 미국 재정정책에 대한 시장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단기 원/달러 환율은 1,140원에서 1,170원 수준으로 등락할 전망이며, 추가 하락보다는 과도한 하락 이후 반등, 그리고 변동성 축소 구간에서의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다 (그림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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