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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동남아시아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 인식 - 하나금융

(※ 하나금융투자 자료)

여타 신흥국 대비 한국의 금리메리트 낮아 투자확대 필요성 거의 느끼지 못함

4월 17일~21일 당사는 그룹의 글로벌사업 확장을 목적으로 동남아시아 중앙은행과 대형 자산운용사, 은행 등 금융기관들을 방문하였다. 원화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매니저, 트레이더들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경제와 원화채권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사가 방문한 13개 금융기관 중 원화채 투자를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관은 거의 없었다. 포지션을 이미 정리하였거나 단기물 일부만 보유하고 있었고 중앙은행 및 공공금융기관의 경우 만기 시 재투자에 나서고 있었지만 투자확대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원화채권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는 이유로는 (1)여타 신흥국 채권 대비 Yield가 너무 낮은 점이 가장 많이 꼽혔고, (2)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도 부담으로 언급되었다. 현재 한국 금융당국은 중앙은행 등 정부 성격의 금융기관이 원화채에 투자할 경우 비과세를 적용하고 나머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세금을 부과되고 있다.

원화채에 투자하는 매니저들은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 상대적인 금리 메리트를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1~2%대의 낮은 한국 채권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10년 금리가 7~9%대에 달하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신흥아시아 채권에 긍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었고 투자확대 계획을 언급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경제에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문제에서 자유로운 FX, 스왑, 선물거래에 더 집중. 원화 스펙 거래도 활발

아시아 내 여타 채권과 비교할 때 한국은 금리 메리트가 부족하기 때문에 장기물을 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고, 다만 현재 스왑포인트 역전으로 인해 단기물을 사고 FX헷지를 할 경우 투자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단기물에만 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스왑이나 선물거래를 통해서도 충분히 베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채권을 굳이 살 필요가 없다는 언급도 많았다.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일부 헷지펀드들의 경우 원화 포지션을 가져가기 위해 헷지없이 단기물을 매입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경우 원화에 대한 Speculation 거래에 있어서 정부의 암묵적인 규제는 없는지, 온쇼어와 오프쇼어 마켓에서 자유롭게 원화 거래가 가능한지 여부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국채 자체에 대한 투자 보다는 원화 트레이딩이 훨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또한 최근 Yield curve가 스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타국가들 대비 한국의 금리 커브가 플랫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 국내보다 훨씬 높아 국가신용등급 하향 우려도

한국 경제와 기준금리 전망과 같은 기본적인 질문 외에 동남아시아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1)북한과 관련된 위험, (2)신정부의 향후 정책과 경제 및 FX,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 (3)조선업 구조조정 진행과정과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 등이었다.

특히 북한 관련된 외신보도 빈도가 한국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에 북한 리스크에 대해 국내보다 훨씬 민감한 모습이었다. 북한 리스크 확대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부 우려가 있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해서는 중앙은행보다는 은행과 자산운용사 쪽에서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중앙은행의 경우 북한 위협에 대해 과거부터 이어졌던 패턴의 연장선이라는 시각이 존재했지만 손익에 민감한 은행, 운용사의 경우 본사로부터 한국물에 대한 투자비중 축소를 요구받은 사례가 있었고, 한국 금융기관을 거래사로 선정하는데 있어서 일부 심사가 까다로워진 경우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금리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민감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지정학적 우려로 인해 최근 국내경기 반등에 대핚 인식 부족. 따라서 현재와 같은 개선세 이어질 경우 서프라이즈로 인식되어 원화강세 베팅으로 연결될 가능성

단기투자 성격의 은행 및 자산운용사가 국내채권 시장에 대한 관심을 줄였고 향후 투자확대 계획도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은 향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물을 매수하고 FX 스왑포인트 역전 폭을 취한다 하더라도 이웃 신흥아시아 채권 대비 기대수익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단기영역에 대해서도 대규모 자금유입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또한, 동남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원화채권 비중을 늘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에 최근 국고채 5~10년 영역으로 유입된 자금은 중국 중앙은행, 북유럽 공적펀드 자금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보다는 우려의 시각이 좀 더 많았다. 작년 4분기 이후 한국경제가 반등한 점에 대해서도 거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대로 보면 향후 한국경제가 현재와 같은 개선세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채권투자자들에게는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외국인 채권투자자들은 과거와 같이 원화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원화 강세 베팅으로 한국물 익스포져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하반기 신흥국 경기회복과 국내 신정부 구성 이후 정책 기대 등과 맞물려 원화강세를 지지하는 추가적인 동력이 될 것이다.

과거 원화채권을 매수하며 한국시장에 참여했던 해외 채권매니저들이 최근에는 현물보다는 스왑, FX거래를 더 선호함에 따라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의 포지션 중요도는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환율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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