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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이란 대선(大選)과 협상의 기술

(※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이제 어디를 볼까? 유진투자증권이 발간한 『이란 대선(大選)과 협상의 기술』 보고서 요약 부분을 소개한다. 지금까지 본 이란에 관한 보고서 중 가장 충실한 것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보고서 전문을 꼭 받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보고서 링크는 맨 아래 공유한다.)

《5월 19일 이란 대선(大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 美 트럼프는 이란 핵 합의가 재앙이자, 최악의 거래라고 말해왔다. 이란 핵 합의를 가장 큰 성과로 꼽았던 오바마 정부와는 확실히 선을 긋는 모습이다. 최근 트럼프의 反 이란 발언과 시리아 공습으로 이란의 강경보수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만약 대선 유력 후보인 강경보수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그림 )이 당선된다면,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다시 악화될 것이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국가와의 갈등이 증폭되며 중동 정세에 대한 위험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

√ 따라서 5월 19일 이란 대선은, 이란 핵 합의를 이룬 현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평가대이자, 이란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첫번째 시험대가 된다. 참고로 이란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현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한 사례는 없다.

√ 이란 핵 합의 후 첫번째 대통령 선거가 5월 19일 예정되어 있다. 이란은 핵 문제로 2006년부터 UN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아오다 2013년 하산 로하니 대통령 당선 후 미국 오바마 정부와 평화적 대화 모드로 전환해 2016년 경제제재에서 해제됐다. 이번 이란 대선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핵 합의에 대한 평가대이자 향후 핵 합의에 대해 이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선거다.

√ 중도개혁파 하산 로하니와 강경보수파 에브라힘 라이시의 2파전 가능성이 높다. 5월 19일 투표에서 50%를 초과하는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5월 26일 2차 결선 투표를 치뤄야 한다. 이란 혁명 이후 이란 대통령은 모두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도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

√ 이란은 신정공화국이다. 최고지도자 호메이니가 서방 국가들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저항 경제(Resistance economy)’를 주장하고 있는데 만약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한다면 강경보수파들의 반미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 4월, 미중 정상 회담 중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공습을 명령했다.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으로서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지지해왔는데 트럼프의 시리아 공습으로 이란의 여론이 술렁이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높지 않은 중동 지역의 특성 상 5월 19일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동의 정치적, 종교적 갈등의 배경과 미국의 중동 정책》

√ 트럼프는 이란 핵 합의가 재앙이자 최악의 거래라고 말해왔다. 트럼프의 중동 정책에 대해서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이란 핵 합의를 가장 큰 성과로 꼽았던 오바마 정부와는 확실히 선을 긋고 방향을 선회하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IS를 제거해야 한다고 발언해 왔는데 이와 대척중인 시리아 정부군을 공습함으로써 전략 방향이 바뀐 것인지 혼선을 야기했다. 트럼프의 시리아 공습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미국의 중동 정책은 트럼프가 강조했던 IS 제거나 이란 핵 합의 파기 그 자체보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 이란과의 핵 합의는 UN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승인한 다자간 합의다. 이란이 합의를 위반할 경우에는 경제 금융제재를 복원하는 스냅 백(Snap-back) 조항이 있다. 트럼프는 합의를 먼저 파기하기보다 이란을 압박하면서 미국의 실리를 취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 전 세계 이슬람교 중 약 80% 이상이 수니파, 약 10%가 시아파로 알려져 있는데 중동 지역만 놓고 보면 시아파가 약 35%까지 올라간다. 인구 8천만명의 이란이 시아파인 영향이 크다. 중동에서 가장 보수적인 절대 왕정 사우디아라비아와 1979년 이란 혁명으로 가장 먼저 신정공화국 체제를 수립한 이란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각자의 종파를 후원하는 종주국으로서 바레인, 레바논, 예멘, 시리아 등 중동 곳곳에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 이란은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1위 국가로 제재 해제 후 빠르게 원유 생산량을 늘렸다. OPEC의 감산 합의에도 이란은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생산량의 한도를 설정하는 정도로 협의했다. OPEC의 감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희생으로 이란과 미국 셰일을 돕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종교적 갈등이 깊고 2016년부터 이들이 단교 상태임을 감안하면 OPEC의 합의는 언제든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

√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를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과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아람코 IPO를 발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는 서로 협력을 약속했다. 트럼프는 이란 대선일인 5월 19일,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을 가장 먼저 방문할 계획이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의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미국과 이란 간에는 긴장과 갈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마치며》

미국의 대 중동정책이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번째 해외 순방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에서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오바마 정부와 달리 트럼프는 이란과의 합의보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우선 순위에 둘 가능성이 높다.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으로 시작된 정치적 문제에 종교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시리아 내전은 장기화되고 중동 정세는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 과거만큼은 아니더라도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다시 악화되고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 심화될수록 언제든 유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만약, 이란에 원유 금수 조치를 다시 취할 경우 일산 10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잉여 생산능력과 미국 셰일의 가격 대응 속도를 감안하면 과거처럼 유가가 폭등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어쩌면 트럼프와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모두 유가 상승을 반길지 모른다. 아람코 상장을 앞둔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가 상승해야 성공적인 IPO를 할 수 있으며 트럼프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역시 저유가 환경보다 유가 상승 시에 투자 유인이 높아진다.

저유가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미국의 LNG 수출 역시 유가 상승을 필요로 한다. 중동의 지정학적 문제로 유가가 상승할수록 주요 수요처인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원의 다변화와 안정적 수급을 위해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다. 수요처와 공급처의 장기계약이 필수적인 LNG 프로젝트는 시작하기까지 합의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결정되면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는 안정적인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본고에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란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최대 잠재 고객은 중국이다. 중국은 이란의 가장 중요한 교역국으로 시진핑 주석은 2016년 1월 23일, 이란 제재 해제 뒤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해 경제, 산업 분야 등에서 14개 MOU를 체결했다. 중국과 이란은 ‘전면적 전략동반자관계’ 선언을 통해 산업, 문화, 법률 등의 분야에서 25년간 17개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교역규모를 10년 안에 현재의 11배인 6천억 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만큼 이란과 중국의 관계도 공고해지고 있다. 중동 문제는 내막을 살펴볼수록 사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선순환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는 요즘, 각국의 정치 문제와 국가간, 민족간 갈등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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