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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돈줄 죄기로 흔들리는 중국 금융시장

(※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중국 금융시장에 무슨 일이 있나 ?』 내용 일부)

■ 돈줄 죄기로 흔들리는 중국 금융시장

연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중국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연초 수준으로 복귀했다. 5일 종가기준으로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연초대비 -0.02%이며 홍콩 H지수는 연초대비 +5.7%에 그치고 있다. 미국 증시 등 글로벌 증시가 동반 랠리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증시만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주가뿐만 아니라 채권 가격과 원자재 가격도 급락중이다. 중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568%(5일 종가 기준)로 연초 대비 50bp나 급등했고 철광석 선물은 4일 다롄상품거래소에서 8% 폭락했다. 경기지표에 큰 영향을 받는 구리 가격도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4일 2.3%, 5일 0.9% 하락하였다.

연초 경기반등 기대감 등으로 가파픈 상승세를 상승세를 보이던 중국 증시 분위기가 돌변한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유동성 축소 의지, 즉 돈줄 죄기가 있다. 실제로 하루짜리 상하이은행간금리(Shibor)는 5일 2.8348%까지 올라 2015년 4월 3일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또한 인민은행은 올해 들어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등 자금시장 금리를 금년 두 차례씩 올린 바 있고 여기에 RP조작을 통한 시중 유동성 공급도 최근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 그럼, 중국 정부가 갑자기 긴축으로 선회한 이유는 무엇일까 ?

첫째, 최고위층의 유동성 버블 리스크 대응의지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주 고위 관계자를 불러 금융리스크에 대한 단속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궈수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은행업이 엉망이 된다면 은감회 주석을 바로 사직할 것”이라고 천명하며 그림자 금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정부측의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은행간 금리가 급등하고 있으며 은행들 역시 비금융권에 대한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둘째,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도 풀이해 볼 수 있다. 미 연준이 연내 2~3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유동성 버블 리스크가 잠재해 있는 중국 입장에서 미국 추가 금리인상이 중국내 유동성 리스크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에 유동성 축소 조치를 서두르고 있다는 판단이다. 즉, 지난 16년초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중국 금융시장이 투기세력에 노출되면서 큰 홍역을 경험한바 있어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추세에 맞쳐 인민은행이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등 일부 자금시장 금리를 두 차례씩 인상한 것도 중국측이 미 연준의 금리정책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뒷받침해 준다.

마지막으로 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질 수 있는 유동성 리스크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가을 당대회 시점에 미국 추가 금리인상 등으로 중국내 금융불안이 초래될 경우 집권 2기에 진입하는 시진핑 주석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이러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 단기 불안은 지속되겠지만 위기는 아니다

중국 정부의 유동성 축소 의지를 감안할 때 돈줄 죄기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있음을 감안할 때 유동성 리스크가 어느정도 해소될때까지 유동성 축소 정책이 유지될 공산이 높다. 최소한 2분기중에는 돈 줄 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분기중 중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더불어 경기 역시 횡보내지 둔화 현상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 지난 4월 중국 제조업 PMI지수가 3월에 비해 둔화된 것도 유동성 축소에 따른 영향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 특히 유동성 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을 주로 조사 대상으로 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지수가 3월 51.2에서 4월 50.3으로 급락한 배경에는 유동성 축소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중국 정부의 돈줄 죄기가 위기로 확산된 여지는 낮다고 생각된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유동성 축소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중국 경기가 어느정도 안정을 회복했다는 판단 때문 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유동성 축소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일대일로 사업 및 신도시 개발 등 인프라 투자 확대로 커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 동안 부진했던 수출경기의 회복은 유동성 긴축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기사이클이 급격히 둔화되는 것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동성 긴축 리스크과 관련하여 관심이 모아지는 역외 금융시장 동향도 특별한 움직임이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 역외 중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지만 중국 위기시마다 불안했던 역외 위안/달러, 홍콩 역외 은행간 대출금리 및 중국 CDS는 안정을 보이고 있다. 이전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주로 역외 금융시장에서 촉발되었다는 점에서 중국 내부의 유동성 긴축에도 불구하고 역외 금융시장이 안정을 유지하고 있음은 중국 정부의 돈줄 죄기 리스크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음을 시사한다. 역으로 중국 정부가 돈줄 죄기, 즉 유동성 축소에 나선 것은 경기와 금융시장 통제에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밖에도 미국 금리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가치가 약보합세를 기록하고 있음도 중국내 금융위기 가능성을 낮추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 정부의 유동성 축소 의지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중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경기지표 횡보내지 둔화 현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유동성 축소를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확대 해석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가을 당대회라는 중요한 정치 사이클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분기말부터 유동성 축소 기조가 다시 완화될 여지는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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