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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단기 불확실성보다 중장기 펀더멘털을 본다

(※ 한국투자증권 보고서 주요 내용)

 단기 불확실성보다 중장기 펀더멘털을 본다

예상과 달리 북한의 추가 도발은 없었다. 북한의 정권수립 69주년이었던 지난 토요일(9일) ICBM급 미사일 시험 발사 등 추가 도발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조용히 지나간 것이다. 그러나 11일(월) UN 안보리에서 원유수출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초강력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이 예정돼 있어 시장은 아직 숨을 죽이고 있다.

한편 허리케인 어마(Irma)가 상륙하면서 플로리다는 주민 630만명에 강제 대피령을 선포했다. 다행히(?) 최고 풍속이 120마일(193km)로 떨어지면서 5등급에서 3등급으로 격하, 금요일 미국 증시에선 보험주들이 일제 반등하였다. 그러나 허리케인 하비 이후 원유 수요에 추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 주말 국제유가(WTI)는 다시 3% 급락했다.

KOSPI 2,30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으나 돌파구는 아직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북한 이슈, 허리케인 등은 우리가 판단하기도 어렵고 통제하기도 어려운 외부 변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단기 불확실성 요소보다는 중장기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 오늘은 이러한 측면에서 관심있게 살펴보아야 할 지표들을 소개하고, 중간 점검을 해보고자 한다.

 세 가지 포인트 : 미국 금리, 한국 수출, 기대 인플레이션

미국 금리인상 확률 큰 폭 하락

첫째, 북한의 핵 위협과 허리케인 여파로 미국의 금리인상 확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의 친(親) 성장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나, 내년 말까지 1회 추가 인상에 그칠 수도 있다는 시각 변화는 놀랍다.

실제로 연방기금(Federal funds) 금리선물 시장에 내재된 금리인상 확률로 미루어보면 ▲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9월 FOMC는 동결이 확실하며 12월 금리인상 확률도 27%에 불과하다고 점치고 있다. 또한 ▲ 내년 말까지 2회 인상 확률도 21%에 불과하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나 긴축이 지연되면서 신흥국은 시간을 벌었다. 신흥국 통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아시아 달러 인덱스는 2년래 최고치를 경신 중이며, 최근 브라질(9월)과 인도(8월)는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했다. 두 나라 모두 연내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신흥국 경기에 긍정적인 신호다.


글로벌 경제지표 8월 이후 호조세

둘째, 여러가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8월부터 글로벌 경제지표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연하다.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이 살아나고 미국도 8월 이후로 지표 개선이 두드러진다. 허리케인 여파로 1~2개월 정도 회복세가 지연될 수는 있겠으나 미국 정부가 관련하여 임시 예산을 편성해 통과시켰고 부채한도 역시 3개월 연장에 합의했다.

지난 9월 1일(금)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한국 수출입 동향을 보면 이러한 글로벌 경기 호조의 상황이 확연하다. 8월 수출은 전년동월비 17.4% 증가했는데 ▲ 늘 일회성 왜곡 요인이었던 선박(실질적인 수출경기와 관련없는 2~3년전 수주 물량의 인도분) 수출이 급감했는데도 이렇게 두 자리수 증가율이 나왔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선박 제외 수출 증감률은 5월 15.0%, 6월 9.6%, 7월 9.9%에서 8월에 21.2%로 껑충 뛰었다.

또한 ▲ 유가로 인한 기저효과(base effect)가 완전히 마무리됐는데도 불구하고 일반기계(+14.8%), 석유화학(+18.8%), 철강제품(+13.8%). 석유제품(+36.1%) 등 시클리컬 업종의 수출이 일제히 다시 살아나고 있다. 게다가 ▲ 이번 달에는 수출 물량 증가율이 8.2%에 달했다. 상반기와 달리 단가(P) 증가 뿐만 아니라 물량(Q) 증가가 수출에 본격적으로 기여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또한 중국 수출 증가율이 지속 둔화되고 있으나 그 자리를 ASEAN과 인도가 메우고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올해 들어 ASEAN과 인도 수출 증가율이 30~40%를 기록하는 등 폭증해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반도체, LCD, 휴대폰 부품 이외에도 철강, 기계 등 인프라 관련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스마트베타 밸류 팩터 반등, 기대 인플레이션도 견조

셋째, 스마트베타 팩터별 상대강도의 변화 흐름이 점차 확연해지고 있다. 모멘텀(Momentum) 팩터는 약화되고 경기민감 업종이 몰려 있는 밸류(Value) 팩터가 점차 머리를 들고 있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전망이 약화되면서 은행주가 큰 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밸류 팩터 반등이 이어지고 있는 부분은 흥미롭다. 특히 국제유가가 금요일 급락했는데도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breakeven rate)은 되려 상승하였다. 이는 불확실성 제거 이후 경기회복 흐름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의 선제적인 포석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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