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메이 총리는 결국 영국 의회 표결 연기를 발표
지난 10일, 11일 예정된 브렉시트 관련 의회 표결을 앞두고, 메이 총리는 연기 결정을 발표하였다. 파운드/달러는 1% 이상 하락하며 2017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25달러 대까지 하락했다. 표결 연기는 이미 100표 이상의 차이로 의회에서 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차이로 의회에서 부결된다면 메이 총리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는 상황까지 예상되었다.
부결 가능성을 의식해 메이 총리가 수정안을 제시할 경우도 예상되었으나, 결국 제시하지 못하고 표결 직전에 연기를 택했다. 이는 11일에 결국 부결된 것과 큰 차이 없는 결과이다. 이제, EU와 영국 간 새로운 협상안 (수정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다시 영국 의회에 표결에 붙여야 한다.
메이 총리, EU와의 협상을 다시 진행할 전망이나 쉽지 않을 것
기존에 제시하였던 네 가지 시나리오가 여전히 모두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의회에서 부결되지는 않아 메이 총리가 당분간 총리직을 유지하며 새로운 협상안 또는 수정안 마련에 집중할 전망이다. 네 가지 시나리오는 1) 새로운 협상안 도출, 2) 조기총선, 3) 브렉시트 제 2국민투표 상정, 4) 노딜 브렉시트 현실화이다. 메이 총리는 의회 표결을 1월 21일 전까지 하겠다는 입장이며 (의회는 3/28일까지로 제시), 13~14일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EU와의 수정안을 도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EU는 11월 협상안 외 다른 안은 없다는 입장이나, EU 측도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지는 않고 있어 어느 정도의 협상의 여지는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영국 내부에서도 수용될 안이 도출되기는 쉽지 않아 13~14일 정상회담에서 해결책이 나오기보다는 12월 말에서 1월 중순까지도 그 과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 과정이 지지부진한 모습이 지속된다면 다른 시나리오들, 즉 조기총선이나 브렉시트 제 2국민투표 상정 등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노 브렉시트 (No Brexit) 가능성도 이전보다 높아져
시나리오 중 하나인 브렉시트 제 2국민투표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질수록 제 2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국민투표는 총리가 실시를 발표하고 영국 의회 과반이 지지해야 한다. 메이 총리는 국민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의회 내에서 과반이상의 요구가 발생한다면 총리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또한, 1월까지 혼란스러운 정국이 계속된다면 보수당 내 메이 총리 교체나 조기총선을 통해 노동당으로 집권여당 변경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국민투표 가능성은 높아진다.
다만, 과거 국민투표 사례들을 살펴보면, 해당 국민투표를 위한 법안 마련부터 투표까지 약 7개월에서 11개월이 소요된다. 따라서 국민투표를 통한 무효화의 경우에도 반드시 브렉시트 협상 기한 연장이 필요하다. 지난 10일, 유럽사법재판소 (ECJ)가 영국이 다른 27개의 EU국가의 승인 없이 일방적인 브렉시트 취소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놓아 국민투표 요구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혼란 지속 예상, 1월 이후에는 총리 또는 집권 여당 교체와 같은 정치적 이벤트에 대비
메이 총리와 EU 간 일부 수정안을 도출하기 위해 또 다시 몇 주간의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며, 파운드화 약세 압력은 반전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1/21까지 의회 상정을 위해 양측은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해야 하며, 이는 노르웨이 모형에 가까운 소프트 브렉시트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완만한 협상과정보다는 혼란 지속 가능성이 높아, 1월 이후에는 지도부 교체와 같은 정치적 이벤트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다만 EU에서는 만장일치를 통해 브렉시트 협상기한 연장 가능성을 제시해 (언론에 따르면 3개월 연장) 노딜 브렉시트보다는 지지부진한 형국 지속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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