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블로그에 게재한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압력지수 추정 결과 및 주요 특징』이라는 글은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외환시장에 가해지는 대내외 압력을 지수화해서 압력의 급변동에 미리 정책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 결과 달러/원 환율은 2000년대 이후 몇 가지 시기별로 특징적인 움직임으로 보였으며, 가장 최근 기간인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상당히 안정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상승 압력이 커지는 다양한 대내외 요인들이 생겼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다음은 블로그 글의 주요 부분이다. 블로그 글 전체를 보려면 맨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된다.
급격한 환율 상승이나 대규모 자본 유출 등 외환시장 압력의 급등은 우리나라 경제의 실물 및 금융 부문 모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자재 등 수입가격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수 있으며, 특히 제조업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또한 급격한 원화 가치 절하는 외채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고, 더 나아가 금융위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각국의 외환 당국은 대외 부문의 급격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정책금리 조정, 외환시장 개입 등의 방법으로 충격에 직접 대응하거나, 거시건전성 정책, CFM(capital flow management) 정책 등을 통해 대규모 자본 유입을 사전에 통제함으로써 급격한 자본 유출을 예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정책 수단을 수립, 집행하고 사후적으로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대외 부문의 충격 규모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EMP 지수는 환율 변화, 정책금리 대응 및 외환시장 개입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외환시장 압력을 보여준다.
외환시장 압력(Exchange Market Pressure) 지수는 이러한 대외 부문 압력을 측정하기 위하여 개발된 지수이다. 물론 자본 유출입 데이터나 실제 환율 변동을 이용하여 이러한 압력을 측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본 이동, 환율 변동, 당국의 정책 대응 간에는 복잡한 상호 의존성이 존재하며, 이를 감안할 때 환율 변동이나 자본 이동 규모만으로는 외환시장 압력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즉, 외환시장의 압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환율 변동, 정책금리 변화 및 외환시장 개입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한 외환시장 압력지수 개발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최근 Goldbergand Krogstrup(2023)은 기존 연구들이 제시한 측정치들의 단점을 크게 보완한 방법론을 제시하였으며, 본고에서는 동 방법론을 차용하여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압력지수(이하 EMP 지수)를 산출하였다.
우리나라 EMP 지수의 움직임은 주로 환율 변화의 형태로 나타났으며, 정책금리 대응이나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나타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환율이 자유변동환율제도의 취지에 맞게 대외 충격의 일차적 흡수 장치로 기능하도록 운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EMP 지수는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글로벌 리스크 지표 등 대외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타 신흥시장국들과 차별화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대내적으로는 실물 및 금융 부문의 안정성이 제고되고, 대외부문에서도 외환 건전성 제도 개선,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으로의 전환 등에 따라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2022년중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더 높은 외환시장 압력에 직면하였으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미국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공통요인과 더불어 중국의 코로나 상황, 미‧중 갈등 등 우리나라 경제에 보다 큰 영향을 주는여타 요인이 가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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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위 글과 관련해서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해 공개하는 월별 주요국 통화 실질실효환율지수(REERI)를 살펴 보니, 원화는 대체로 2007년까지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였고 2011-2019 기간에는 달러 가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후에는 코로나 사태, 미-중 갈등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원화가 대체로 약세로 접어든 모습이다. 최근 원화의 약세 요인 중에는 본 블로그에서 최근 소개했듯이 한국 내국인들의 해외 증권 투자 열풍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