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공공 및 민간 부문 부채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증해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의 리스크로 부상했다. 중국의 경우 특히 독특한 경제 체제와 막대한 경제 규모 등으로 인해 부채 상황에 관한 위기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가운데 지방정부 융자 플랫폼(LGFV) 관련 부채가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와 주요 대응정책』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보고서 나머지 내용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가. 지방정부 부채 개념 및 규모
■ 2015년 「신예산법」 시행 이후 지방정부는 공식부채인 지방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만성적인 예산제약을 겪고 있는 일부 지방정부는 인프라 건설 등 경기부양 목적의 투자를 위해 음성적인 방법으로도 자금을 조달해 음성부채가 발생하고 있음.
- 공식부채인 지방채는 자금 사용 용도에 따라 일반채와 특별채로 분류됨.
- 일반채는 무수익 사업에 발행되고 공공예산 수입에서 상환되며, △특별채는 수익이 창출되는 사업에 발행되어 정부기금이나 사업 수익으로 상환됨(그림 1 참고).
- 2014년 지방채 발행이 전국적으로 허가된 이후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경제·재정 규모에 따라 지역별 채권 발행 한도를 할당하고, 이 채권 발행이 아닌 지방정부의 보증·담보를 통한 자금조달을 금지함.
- 이에 재정이 열악한 일부 지역은 경기부양 목적의 인프라 투자를 위해 정부의 담보 제공, 보증 등 음성적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옴.
■ 음성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지방정부 융자 플랫폼(Local Governance Financing Vehicle, 이하 LGFV)으로, 중앙정부에서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는 여전히 LGFV를 활용해 위법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옴.
- 1990년대 중후반부터 예산제약이 있는 지방정부는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LGFV를 설립하여 은행 대출 및 채권 발행을 시행했고, 중앙정부도 2009년 대규모 경기부양 과정에서 이를 독려하였음.
- 이후 LGFV를 활용한 자금조달 규모 및 리스크를 파악·관리하기 어렵다는 우려에 따라 2014년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LGFV를 활용한 은행 대출 및 채권 발행을 금지함.
- 그러나 여전히 LGFV는 지방정부의 암묵적 보증하에 지방정부 자산을 담보로 사용하여 위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음(그림 2 참고).
- LGFV 부채 구성은 은행 대출 60%, 채권 30%, 기타 금융 10%이며, 전체 기업의 은행 대출 중 LGFV 비중이 24%, 전체 기업 채권 중 LGFV 비중이 51% 수준임.
■ 경기둔화, 코로나19에 따른 지출 증가로 지방정부의 공식부채가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고, 상대적으로 고금리·짧은 만기의 음성부채 규모도 공식부채보다 빠르게 증가하여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 우려가 증대됨.
- 지방채 발행 규모가 점차 확대되어 2023년 부채 규모는 2019년 대비 약 두 배 증가한 40조 위안으로 추정되며, 이 수치를 토대로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추산하면 17.3%에 달함(표 1 참고).
- 지방채 규모는 GDP의 32% 수준으로 국채(23%)보다 많은데, 이는 특히 인프라 투자 증가, 코로나19 재정지출의 확대 등으로 특별채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
- LGFV 부채는 음성부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IMF는 2023년 LGFV 규모를 중국 GDP의 절반 이상(53%)으로 추산함(표 1 참고)
- 중국 중앙정부는 2014년 이후 LGFV 자금조달을 제한하고, LGFV를 통한 투자가 수익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확대되도록 장려하는 등 지방정부 부채를 통제하려고 노력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LGFV의 채권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
- 2022년 기준 지방정부 부채의 레버리지 비율(음성부채가 포함된 명목부채의 GDP 대비 비중)은 74%로, 타국 지방정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임(그림 3 참고).
나. 리스크 요인
■ LGFV의 채무 연체 및 디폴트 우려가 증대되면서 LGFV 부채 리스크가 큰 일부 지역 및 지방 소규모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 시스템에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 최근 LGFV 부채 부실화 우려로 만기 1년 미만의 단기부채 비중도 점차 늘어나 LGFV의 롤오버, 부채 상환 압박이 더욱 가중되고 있음.
- 특히 2023~24년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규모인 5조 5,400만 위안의 LGFV 채권 만기 도래가 예정되어 있어 재융자 압력이 더욱 확대되는 상황임.
- 그중에서도 톈진, 윈난, 칭하이의 2023년 만기 채권 비중은 각각 87.4%, 61.7%, 50.5%로 높아 만기 롤오버 압력이 높음.
- S&P는 LGFV 부채 조정 과정에서 지역은행이 2조 2,000억 위안의 자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언급했고, 피치 레이팅스도 향후 1~2년간 LGFV 부채에 대한 익스포저로 인해 소규모 은행을 중심으로 자산 건전성 및 수익성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함.
- 중국 내부적으로는 현재 LGFV 부실률이 낮고, LGFV 부채로 인해 손실이 발생해도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므로 은행이 LGFV 리스크를 전반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음.
- 2023년 양회에서 중앙정부는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인프라 투자를 강조함.
- 같은 해 7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도 ‘정부투자의 주도적 역할을 잘 수행하고, 주로 인프라 투자용 자금조달에 사용되는 지방정부 특별채 발행 및 사용 가속화’를 강조함.
- 수익성은 낮으나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인프라 건설에는 특별채 외에도 일반공공예산, 정부기금 등 지방정부 예산 투입이 필요하므로 지방정부 재정 여력이 인프라 투자 활성화에 중요한 요소임.
- 2020년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 지출액은 50조 위안으로, 중국 전체 인프라 투자의 78%에 달함.
- 그러나 제로 코로나 정책 및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지출이 늘어나고, 지방정부 기금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이 부동산시장 침체로 감소하면서 지방재정이 악화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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