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도쿄사무소가 작성한 "2023년중 일본경제 동향 및 2024년 전망" 보고서 중 주요 부분을 소개한다. 보고서는 자체 분석보다는 일본의 공식 전망 자료와 주요 해외 기관들의 자료를 취합해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경제 성장률은 1% 내외로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2024년 최대 이슈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경 여부와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주요 기관들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경 여부와 관계 없이 엔화가 주요 통화 가운데 2024년 중 가장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내용이 이채롭다. 보고서 전문은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구할 수 있다.
(사진 출처: www.kangnamtimes.com) |
[ 경제성장 ]
□ 2024년중(‘24.1~12월) 일본 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해외 수요 부진 등으로 성장률은 금년보다 낮은 1%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
- 민간기관의 전망치는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들어 낮아지는 추세
-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제권의 경기 부진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실질임금 회복 지연에 따른 민간소비 부진 지속 등은 하방 리스크 요인
- 일본 정부는 내수를 중심으로 2024년도(‘24.4~’25.3월) 경제성장률을 1.3%로 전망하고 있으며, 일본은행은 1.0%로 예상
□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
- 민간소비는 물가상승세 둔화 및 임금 인상 등에 따른 실질임금의 점진적 회복, 정부의 경제 대책 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
- 설비투자는 인력 부족 심화에 따른 소프트웨어 등 노동 절약, 탈탄소·디지털화 관련 투자 수요 증가 등으로 소폭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
- 수출은 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및 수요 둔화 가능성 등으로 2023년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
- 분기별 경로는 1/4분기 0.23% → 2/4분기 0.29% → 3/4분기 0.33% → 4/4분기 0.23%로 예상(38개 기관 평균치)
[ 물가 ]
□ 2024년중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는 금년보다 오름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
-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및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는 가운데 엔/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
- 다만 정부의 에너지 가격 대책 종료 및 서비스업 등에서의 인건비 상승분 가격 전가 확대 등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는 점진적일 가능성
- 기조적 물가상승 압력은 GDP갭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완만하게 확대될 전망
* GDP갭(내각부): ‘22.4/4 -1.4% → ‘23.1/4 -0.4% → 2/4 +0.3% → 3/4 -0.6%
- 분기별 경로(전년동기 대비)는 1/4분기 2.5% → 2/4분기 2.5% → 3/4분기 2.4%→ 4/4분기 2.0%로 예상(38개 기관 평균치)
[ 금융정책 ]
□ (정책 방향) 2024년 중에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YCC 폐지 등 2013년 이후 10년 이상 지속된 일본은행의 양적‧질적 완화 정책에 전환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연속 물가 목표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22년도 3.0%<실적> → ’23년도 2.8% → ‘24년도 2.8%, 일본은행)되는 가운데 내년도 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도 높은 데 기인
- 아울러 장기간 지속된 비전통적 금융완화 정책 부작용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
* 일본은행은 지난 25년간의 비전통적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다각적 리뷰를 실시하고 있으며, 12월 채권시장 특별조사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후 채권시장 기능이 저하되었다는 응답이 70%에 달함(YCC 도입 후 80%)
□ (전환 시기 및 내용) 일본은행의 정책 전환 시기로는 임금협상 결과를 대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2/4분기를 주로 예상
-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3월 중 36%, 4~6월 중 43%로 상반기 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으로 예상하는 비중이 79%에 달함(일본경제신문 및 QUICK 조사 결과)
- 시장에서는 대체로 일본은행이 새로운 물가 전망을 발표하는 1월과 4월을 특히 주목하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 인하에 앞서 선제적으로 대응(1월)하거나 임금협상 경과를 확인(4월)한 이후 정책 변경을 예상
* 다만 이러한 시장 예상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3개월 후, 6개월 후에 Fed가 움직일 것 같으니까 그 전에 정책 변경을 한다는 생각은 부적절하다’라고 발언한 바 있음(12.19일)
-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일본은행이 신중한 정책 전환 스탠스를 유지하며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확인되는 내년 3분기 GDP 실적치 발표 이후로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
- 한편 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 이후에도 일본은행이 계속해서 완화적 스탠스를 강조하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면서 이 둘을 별도의 과제로 인식하는 모습
* 수익률곡선관리정책(YCC)의 경우 2023년 중 2차례 수정하면서 정책 효과가 반감되었다는 의견이 많으며, 마이너스 금리와 동시에 폐지하거나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제도 자체는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뉨
**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직후 금리가 조금 오르더라도 인플레이션 기대가 플러스 값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임“ (12.19일, 우에다 총재)
- 이에 따라 대다수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금리를 폐지하더라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 시기는 2025년 이후로 예상
□ (마이너스 금리 해제시 영향)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더라도 단기금리 상승을 통한 자금시장이나 주택담보대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며, 엔/달러 환율 하락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
- (단기금리) 이는 현재 무담보 익일물 콜금리가 –0.01% 수준으로 기준인 –0.1%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데 주로 기인
- 이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 폐지시 단기금리 상승폭은 0.0 ~ 0.1% 사이에서 변동되며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
- 아울러 ‘23. 11월 현재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되는 당좌예금 잔고 또한 전체의 4.3% 수준(22.3조엔)에 불과
- 우에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더라도 정책금리가 0%가 될지, 0.1%가 될지는 결정 당시 금융경제 환경에 따라 다르다는 입장
- 현재 일본은행의 당좌예금은 –0.1%, 0%, +0.1%의 3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중 –0.1%를 정책금리로 적용하고 있음
- (주택담보대출 금리)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단기 프라임 금리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음
- 현재의 단기프라임 금리는 2009.1.13.일 이후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마이너스 금리 도입시(16.1월) 인하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 폐지시에도 인상되지 않을 가능성
- 다만 단기 프라임금리가 오르지 않더라도 신규 차입시 우대폭을 축소함으로써 적용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은 일부 있음
- (엔/달러 환율) 내년중 엔/달러 환율은 금년과 같이 일본은행 정책 결정보다는미국의 통화정책 기조에 크게 영향을 받는 추세가 이어질 전망
- 먼저 미국의 정책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경우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으나, 동 요인만으로는엔/달러 환율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
-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임
- 이에 따라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는 최근의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 엔/달러 환율은 사실상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에 연동되어 움직일 가능성
- 실제로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하하여 미·일 간 금리차가 축소되면 엔화 강세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전망
-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4년 주요 통화 중 엔화가 가장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59%)이 가장 높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