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의 헤게모니 다툼이 지속되고 심화하면서 일각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일시에 미국 국채를 매도하거나, 일시에 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상당 규모의 미국 국채를 매도함으로써 미국에 타격을 줄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로 최근 공식 지표에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금액 기준)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심심치 않게 제기된다. 이에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관련 지표의 특징을 설명하고 앞에 소개한 중국의 미국 채권 대량 매도 가능성을 짚어봤다.
(사진 출처: www.scmp.com) |
▣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 감소
미국 재무부가 발표하는 외국인의 미국 국채(UST) 보유액을 살펴보면,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증가하는 한편, 주요 신흥국, 특히 중국의 보유액은 감소. 단일 국가 기준으로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은 2021년 $1,031bn에서 2022년 $1,075bn까지 감소한 이후 2023년은 소폭 증가. 유로지역은 2021년 말 $1,403bn에서 2023년 9월 기준 $1,512까지 증가. 중국은 2021년 말 $1,040bn에서 2023년 9월에 $778bn까지 가파르게 감소 <그림 2>. 따라서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미국 장기금리 상승을 유도했다는 주장이 제기.
① 중국의 미국 국채 대량 매도 가능성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통계를 볼 때 유의해야할 점은 세 가지. 첫째, 통계 집계 방법의 이유로 실질적으로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가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둘째, 재무부의 미국 국채 보유액 데이터는 가치 변화를 반영한 수치이고 매도와 포지션 축소는 엄연히 다르다는 점.
1)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일부분은 예탁결제기관이 소재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으로 분류. 다수의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벨기에의 국채 보유액의 상당 부분이 실질적으로 중국 소유인 것으로 추정. 따라서 중국과 벨기에의 미 국채 보유액을 합한 것을 중국의 실질적인 미국 국채 보유액으로 근사한다면, 2021, 2022년 말, 그리고 2023년 9월 보유액은 $1,312bn, $1,218bn, $1,095bn. 여전히 감소 추세지만 2021년과 2022년 대비 감소율은 약 -16%, -10%. 다만 기존(중국만 계산) 수치인 약 -25%, -10% 대비 축소.
2) 미국 국채는 2022년과 2023년 (~9월) 금리 급등으로 -14%, -2% 가량 손실이 발생. 이자수익을 제외하고 채권의 가격 변동만 감안하면 2~4% 가량의 추가 손실. 따라서 2021년 대비 총 16% 가량의 채권이 감소한 것은 이러한 채권 손실의 영향이 대부분이라는 의미. 물론 2023년은 평가 손실보다 국채 보유액 감소가 5% 가량 더 발생. 다만 이 부분도 미국 국채의 금리 상승을 유발할 정도로 매도했다기보다는 국채 만기 도래 물량의 일부를 재투자하지 않은 수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
② 중국의 탈-달러화(de-dollarization) 여부
중국이 미국 국채를 적극 매도한 것은 아니지만 포지션을 줄이는 것 자체가 탈 달러화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소지. 중국의 미 국채 규모 축소는 미국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은 소극적임에도 미국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판단. 최근 미국은 무역, 금융, 기술 방면에서 전방위적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의 경제, 군사, 정치적 영향력이 매우 커졌기 때문.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동맹국을 상대로 직접적인 재정지원과 더불어 ‘첨단기술 밸류체인’을 결속 도구로 활용하고 있음. 결과적으로 동맹국들은 미국 국채에 대한 포지션을 늘리고 있고, 중국은 반대로 줄이고 있는 상황. 지금과 같은 지정학적 관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향후에도 중국의 미 국채 포지션이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전망. 중국 중앙은행도 금 보유액을 늘리는 추세<그림 7>. 그러나 중국은 미국 국채 포지션을 줄이는 반면 미국 정부 보증 기관이 발행한 agency 채권은 확대<그림 8>. 시장의 걱정만큼 탈 달러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