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자산가격은 그 나라의 미래에 대한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어서 모든 정책 당국이 주시하고 '관리'하려고 애쓴다. 주가가 계속 오르거나 내리기만 하는 법은 없고, 단기적으로는 특정 산업의 동향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나라 경제에 관한 신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들어 중국 주식시장은 주요 지수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며,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도 증가했다. 중국 증시는 2021년 초까지 상승세를 보이며 고점에 도달한 이후 급락했고 2023년 초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로 상승세가 예상되었으나 주요 지수는 2021년부터 시작된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서 참고로 바클레이가 공개하는 CAPE비율(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 중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 시장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추이를 비교해 봤다. 우리가 느끼고 있듯이 한국과 중국은 동조화 추세를 보이지만, 2021년 이후 중국 주가가 더 크게 억눌린 것을 알 수 있다.
아래는 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중국 주식시장 부진 배경 및 대응』) 중 주요 내용이다.
◼ 중국 증시의 약세는 경제성장의 둔화와 위안화 약세, 부동산시장의 부진 및 미ㆍ중 갈등의 장기화 등에 기인
- 중국은 2022년 11월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 발표 이후 리오프닝(방역 개방)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 둔화에 직면
- 지방정부의 높은 부채수준과 부동산 경기 침체 및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등 구조적 위협에 따라 장기적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
- 중국 역내외 위안화 환율(위안/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외환당국의 위안화 환율 약세에 대한 기준환율 및 역외 위안화 유동성 관리 등의 대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환율은 계속 상승하며 투자 심리 위축
- 2023년 9월 8일 역내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343위안이며 역외위안화 환율 역시 7.365위안으로 2007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
- 주택 경기 침체 및 부동산 개발기업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지면서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며 주식시장에도 영향
- 2021년 부동산 대기업인 헝다그룹(恒大集團, Evergrande Group)의 채무불이행 위기로 촉발된 부동산시장 위기가 2023년 7월 대형 건설사 완다그룹(万达集團, Wanda Group)의 채무불이행 위험으로 자산 매각한 사건과 업계 1위를 다투던 비구이위안(碧桂園, Country Garden)까지 채무상환위기에 직면하면서 심화
- 부동산 개발기업의 디폴트 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금융시장의 유동성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주식시장에 악영향
- 미국과 중국의 무역 및 기술 분쟁이 심화되며 이전부터 지속되었던 미ㆍ중 갈등의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확대
- 미국은 자국 자본이 중국 등 우려국가의 반도체 및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양자 정보 기술, 인공지능(AI) 시스템 등 첨단 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규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더욱 격화
◼ 이에 중국 정부와 금융당국은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거래비용 절감, 자사주 매입 지원, 장기투자 장려 방안 등을 마련
- 2023년 글로벌 증시는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중국 증시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으로 인해 중국 정부는 증기 부양을 위한 대책을 마련
- 재경부와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이하 CSRC)는 주가시장 회복을 위한 개혁 방안을 발표
- 증시 활성화를 위한 거래 수수료 절감 차원에서 인지세를 2008년 0.3%에서 0.1% 인하한 이후 15년 만에 다시 50% 인하
- 재경부는 2023년 8월 27일 A주 거래 시 부과하는 인지세를 0.1%에서 0.05%로 인하하는 내용의 증권거래 인지세 반감에 관한 고시를 발표
- CSRC는 2022년 자사주 매입 장려를 위해 매입 기준을 완화했고 여러 기업들은 주가 지지를 위해 연이어 자사주 매입을 추진
- 기존 자사주 매입 조건인 20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누적 30%의 하락폭을 25%로 변경하고 자사주 매입 가능 시기를 상장 후 12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하는 등 규제를 완화
- 이에 상장기업과 국영기업은 자사주 매입과 대주주 지분 확대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투자자 신뢰 강화 노력
- 2023년 들어 1,100여개의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이는 전체 A주의 약 20%로 611억7,800만위안의 규모
- 그리고 보험사가 우량주나 기술주에 투자하는 경우 책정하는 위험계수를 하향 조정하여 보험사들의 주식 장기투자를 효과적으로 허용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장기투자 지원 본격화
- CSI300 지수 편입종목에 대한 위험계수는 0.35에서 0.3으로, 기술주 중심의 상하이거래소 스타마켓 위험계수는 0.45에서 0.4로 낮추는 등 위험계수를 조정하여 보험사가 더 많은 자본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함
- 뿐만 아니라 공매도 규제 강화 및 주식대출 및 차익 거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계획
- 지난 10월 CSRC는 주식을 공매도하려는 헤지펀드는 거래금액의 100%를 보유해야 하고, 다른 투자자의 최소 증거금 비율도 50%에서 80%로 인상한다고 밝힘
- 전략적 투자자 및 고위 경영진의 주식대출을 제한하고 부적절한 차익 거래 활동에 대한 감독 강화를 강조
◼ 이와 같은 주식시장 활성화 조치로 주가 흐름의 회복이 기대되는 한편,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대외적인 리스크 해결과 함께 추가적인 경기 부양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
-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도되고 있으므로 증시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
- 골드만삭스는 중국 주식이 2024년 4년 만에 처음으로 지수 상승을 기록할 수 있다고 예상하며 MSCI중국지수와 CSI 300이 각각 12%, 15% 상승할 것으로 전망
- 모건스탠리도 중국 증시는 성장정책 전환으로 향후 12개월 동안 6~8% 상승 여력 있을 것으로 전망
- 한편,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회복과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외적 리스크 해결과 경기 회복을 위한 추가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