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이 중국 관련 우려와 기업 실적 낙관론 후퇴, 미국 금리 인하 시기 지연 가능성 등의 유탄을 맞으며 휘청거리고 있지만, 세계 주요국 주가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16일 현재 시점에서 주요 IB 등 기관들이 전망하는 올해 연간 주요국 주식시장 여건을 정리하고 주가 전망도 소개하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세계 주식시장 여건으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로의 전환, 경제 연착륙, 기업실적 개선 등이 우호적 요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눈에 띄는 부분은 경제 경착륙 위험 부분이다. 흔히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양호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지니까, 경제가 차라리 확 나빠지면 금리 인하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주가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보고서도 지적하듯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 기조는 지표 인플레이션 수준이 아직 높은 상황이어서 '선제적인' 금리 인하보다는 '후행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경기의 급격할 냉각은 금리 인하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보다는 단기적으로는 주가 급락을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보고 있다.
■ [`24년 글로벌 주식시장 여건] ▲통화정책 전환 ▲경제 연착륙 ▲기업실적 등은 우호적 여건. ▲밸류에이션은 주요 하방 요인
- (통화정책 전환) 미국과 유로존 모두 이르면 금년 2분기(미국은 3월 전망도 존재)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 금리 하락은 ∆경제 연착륙 가능성 상승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기업의 수익성⸱재무건전성 향상 등의 경로로 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
- (경제 연착륙) `24년 주요국 성장률은 작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경기침체는 피하면서 내년부터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제 연착륙을 전제로 경기사이클 변수는 금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
– 다만, 미국의 경우 금년 중반까지 경기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표의존적 통화정책에 따른 후행적 금리인하 가능성 ∆누적된 긴축의 시차 효과 ∆고용 시장의 예상외 빠른 냉각 등 연착륙 실패 위험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
– 현재 주식시장에 깊은 경기침체 위험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상태임을 감안하면 성장전망 악화 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
- (기업실적) `24년 주요국 기업실적은 대체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가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나,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시키기에는 부족
– 전세계 상장기업(MSCI ACWI)의 매출은 금년 명목성장률 둔화와 함께 `23년 8.5% → `24년 4.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 미국은 4.2% → 4.9%
– 순이익증가율 컨센서스는 전세계 0.2% → 7.6%, 미국 -2.4% → 9.9%로 매출 증가율에 비해 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인건비 감축 및 이자비용 감소 등을 통하여 이익마진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
– S&P500 기업의 순부채-EBITDA 비율은 ∆기업이익 증가 ∆상장기업의 현금성 자산 증가 ∆부채 증가율 둔화 등에 힘입어 작년 1.4배 → 금년 1.2배로 개선될 전망
– 분기별 기업실적 흐름은 미국의 경우 작년말~금년초 저점을 지나 내년까지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 유로존도 미국과 비슷한 사이클이지만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전망
– 다만, 현재 시장의 기업 매출 및 이익 증가율 컨센서스(bottom-up)는 GDP 성장률 컨센서스(top-down)에 비해 낙관적인 것으로 보이며, 투자⸱소비 사이클, 임금 및 금리 수준 등에 따라 기업실적 전망치의 조정 가능성이 클 수 있음에 유의
- (밸류에이션) 금년 금리하락과 함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다 하더라도 멀티플 수준 자체가 과거 대비 여전히 높아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 금리(=할인율)의 하락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금년 통화정책 완화 전환과 이에 따른 금리하락은 금년 주식시장에 긍정적
– 1970년 이후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와 CAPE(10년 이동평균 P/E)와의 관계를 보면, `97년~`01년 닷컴버블로 밸류에이션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사례를 제외하면, 금리가 낮을수록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는 역의 상관관계가 관측
– 다만, 지난해 큰 폭의 주가상승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기 때문에 3%대 금리 환경을 상정하더라도 부담이 완화되는 정도에 그칠 소지
– 현재 S&P500의 CAPE는 32배로 과거 미국 국채금리가 3~4%였던 시기(CAPE 평균 25배 내외)보다 약 30% 고평가
– 12개월 예상 P/E 기준으로는 세계주가(MSCI ACWI)의 현재 P/E가 16.7배로 `09년 이후 평균 14.9배에 비해 12% 고평가. 국가별로는 인도와 미국의 고평가 정도가 가장 크며, 유럽 및 신흥국은 중립적. 중국은 저평가 국면
■ [`24년 주가 전망] `24년 글로벌 주식시장은 금리하락과 경제 연착륙에 기반한 기업실적 개선 등이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나, 밸류에이션 부담 및 경기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높은 변동성 속 제한적 상승 예상
- (시장 전망) 일부 주가하락 전망도 있으나 대체로 ‘신중한 낙관론’이 우세. 미국(~10% 상승), 유로존(보합)보다 일본⸱중국(10%~ 상승)의 상승 여력을 높게 평가
- (리스크) ➊후행적 금리인하, ➋기업실적 부진, ➌지정학적 긴장 및 선거
– 1) 후행적 금리인하: 인플레이션 기대 억제, 근원 물가 안정 확인 등을 위하여 정책당국이 선제적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소지. 금리인하 실기에 따른 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금년 주식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
– 2) 기업실적 부진: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 속에서 기업 애널리스트의 금년 실적 전망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 실적전망의 하향 추세가 심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두드러질 전망
– 3) 지정학적 긴장 및 선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더해 미-중 갈등, 양안 긴장 등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화될 위험이 잠재. 미국 선거도 세제 변화를 통해 기업이익에 직접적인 영향
- (관심 이슈) ➊빅테크 향방, ➋중국 vs 인도, ➌일본 주가강세 지속 여부
– 1) 빅테크 향방: 빅테크 업종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장 높지만 동시에 실적 성장세도 가장 강한 기업들이 포진. 금년에도 빅테크의 향방이 전체 주식시장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
– 2) 중국 vs 인도: 중국 증시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시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금년에는 단기 반등 전망이 우세. 인도는 중국의 대체투자처 인식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주가 밸류에이션이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
– 3) 일본 주가강세 지속 여부: 일본 증시는 장기 디플레이션 탈출 기대와 주주 환원 강화 정책 등으로 작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금년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와 엔화 강세 압력 속 주가상승세가 이어질지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