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신문 칼럼이 출간됐다. 국내 최고 영자 신문인 The Korea Herald의 Opinion 지면에 필자가 기고한 글 "More money to boost child births? Ask babies, not politicians"이 실렸다.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운 일이어서 블로그에 소개한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국의 인구 고령화와 출산율 급락 추세는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정부와 주요 정당도 늘 경각심을 갖고 정책을 속속 시행하고 있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여당과 거대 야당 모두 서둘러 출산율 제고를 위한 재무적, 제도적 혜택을 공약으로 발표하는 등 분주하다. 온 나라가 출산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팔걷고 나서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러나, 금전적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한 이런 정책이 벌써 20여년째 시행됐지만 출산율 하락을 저지하는 데 효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정책을 또 반복하겠다는 것이 공약의 주요 내용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요즘 언론이나 사회 분위기는 온통 아기를 낳으라고 젊은이들을 윽박지르는 듯한 분위기가 엿보이고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하면 나라가 없어질 듯한 섬뜩한 느낌도 갖게 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 2.1명이 깨진 것은 1년 전도 아니고 5년 전도 아니다. 벌써 1980년대에 2.1명의 출산율이 깨졌고, 그에 따라 인구 전망은 이미 계산이 나왔다.
문제는 그동안의 정책적 실패를 겸허하고 과학적인 입장에서 검토, 분석한 뒤 더 나은 방안을 모색하는 데 더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는 데는 금전적 지원보다 훨씬 많고 훨씬 중요한 요인들이 필요한 것이다.
이 속담을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변형한다면 아마 '아이 한 명을 더 낳는 데 온 나라의 정성이 필요하다'라고 하고 싶다. 결국 아이가 태어나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라는 확신이 들어야 부모도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 구성원들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한 출산율 대책이다.
정치인들에게 대책을 맡기기 전에, 아이들에게 물어 보자. 원하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