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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보고서) 팬데믹 이후 자연이자율 상승했을 가능성 있지만 확신은 일러

자연이자율(중립금리, natural rate of interest, r*)은 경제가 과열(인플레이션)되거나 침체(디플레이션)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단기 실질 금리를 지칭한다. 자연이자율은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되므로 정확한 수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금리다.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차원에서 언급되는 이 자연이자율 이상으로 실제 금리(실질 기준)를 올리면 물가가 떨어지면서 경기가 위축되고 그 이하로 금리를 내리면 경기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자연이자율을 추정하는 것은 정책 금리 수준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연이자율이 이전보다 높아졌으리라는 추론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런 추론이 맞다면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더라도 정책금리 수준이 팬데믹 이전보다는 덜 떨어져도 된다는 말이 된다. 이와 관련해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주 발간한 한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쿠오 바디스, r*? 팬데믹 이후 자연이자율(Quo vadis, r*? The natural rate of interest after the pandemic)』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자연이자율 및 정책금리와 관련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블로그에서는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보고서 전문을 볼 수 있는 링크를 맨 아래 공유한다. 금리 및 통화정책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한 번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사진 출처: BIS)

전 세계적으로 수십년 만에 가장 급격하고 가장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진 통화 긴축으로 10여년 간 사상 최저 수준에 있던 정책 금리 수준은 일제히 높아졌다. 이제 관심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진 이후 실질 정책 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수렴할지, 아니면 그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수렴할지 여부에 쏠린다.

한편에서는 잠재성장률이 과거보다 떨어졌고 다른 구조적 요인이 어우러지면서 실질금리를 압박할 것이기에 실질금리가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장기 실질 채권 수익률이 크게 상승한 것은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투자자들이 향후 실질 금리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을 예상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수십년 만에 가장 급격한 통화 긴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 활동이 놀라운 탄력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수요를 둔화시킬 만한 정도의 실질 정책금리 수준이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와 관련해 팬데믹 이후의 자연이자율을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해 보았다. 주요 선진국에서 기존에 확립된 다양한 자연이자율 측정치를 검토한 결과, 실제로 자연이자율이 과거보다 상승했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추정치 간에 상당한 편차가 있고 각 추정치에 대한 통계적 불확실성도 높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자연이자율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동인의 최근 행태를 보더라도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낮은 잠재성장률과 기대수명 증가는 계속해서 자연이자율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고령 인구 관련 지출 증가로 인한 지속적인 재정 적자 확대와 인프라, 국방, 녹색 전환을 위한 공공 투자 수요 증가 등 여러 다른 요인들은 금리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또한,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통화정책 자체가 부채 축적과 자연이자율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통해 자연이자율 수준과 그에 대한 인식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향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을 높인 점은 적어도 인지된 자연이자율 수준을 높였을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자연이자율, 또는 적어도 인지된 자연이자율 수준이 높아졌을 수 있지만, 최종 평가를 내리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통화정책의 핵심 지침으로써 자연이자율 추정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즉, 팬데믹 이후의 자연이자율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므로 통화정책 스탠스, 즉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도 자연이자율 추정치는 너무 불명확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맥락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는 불확실성이 높은 자연인플레이션율 추정치보다는 실측된 인플레이션율에 보다 확고한 근거를 두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 보고서 원문 전문 보기: Quo vadis, r*? The natural rate of interest after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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