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기자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서울, 8월20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인도 등 일부 이머징국가에 대한 통화위기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채가 안전자산인 미국채와 연동해 유독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이머징채권 전반의 금리 상승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부 이머징국가의 통화위기 가능성이 한국채에 반사익을 안겨줄지 주목된다.
▲이머징국가 통화가치 급락..안전자산 선호에 미국채 금리 반락
20일 오후 2시 24분 현재 한국의 10년 국채선물 9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78틱 오른 111.07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미국채금리가 2.88%로 마감하며 2년래 최고 수준까지 오른 영향으로 10틱 이상 하락세를 보였던 한국의 10년 국채선물은 오후 들어 저점 대비 90틱 가까이 올라왔다.
한국 채권시장의 분위기 반전은 인도 등 이머징 국가의 통화 불안과 연계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달러/루피 환율은 이날 심리적 저항선인 64까지 돌파됐다. 루피화 가치는 최근 석 달 새 12% 이상 추락했는데 경기 침체와 경상수지 적자, 외국인 자금의 대거 유출 등이 맞물리며 통화위기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통화가치 급락은 비단 인도에서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인도의 루피화와 더불어 남아프리아 공화국의 랜드, 브라질 헤알,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전날 4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앞서 16일 헤알화도 4년여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아공 랜드화 역시 올해 들어 최근까지 달러 대비 거의 17%나 하락한 상태다.
이머징 국가의 통화가치 급락세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채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4bp 가량 하락한 2.8435%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채 시장 '마이웨이' 강세..위기에서 두드러지는 펀더멘털
주목받는 것은 한국채 시장이다. 안전자산 선호로 미국채 금리가 반락하는 가운데 한국채 금리도 하락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 이후 한국채 시장은 다른 이머징국가 채권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큰 방향에서 비슷한 궤적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타난 이같은 디커플링은 한국채에 대한 시장의 달라진 시선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양적완화 축소라는 큰 그림에서는 한국과 다른 이머징국가가 함께 움직일 수 있지만 통화 불안라는 국지적 위기 상황에서는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고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외은지점 트레이딩헤드는 "인도나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본 유출이 직접적으로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지만 한국의 경우 외국인이 주식 현물을 오히려 사고 있다"며 "이날 현물채권 시장에서도 만기 한 달짜리 채권을 팔고는 있지만 이는 교체 수요나 외은지점 플로우 정도로 보여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B외은지점 대표는 "한국은 이머징국가 중에서도 칠레, 헝가리 등과 같이 최상위 그룹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나라"라며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주보다도 오히려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의 회수 흐름 속에 처음에는 이머징국가 자산가격이 같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의 경우 디커플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이머징 통화위기와 완벽 디커플링 가능할까
하지만 한국을 이머징아시아국가들과 완전히 분리해 매매하는 게 가능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이날 달러/원 환율이 7원 이상 급등하고 통화스왑(CRS) 금리도 하락세로 돌았다. 주가도 1.3% 이상 하락하면서 1900선을 내준 상황이다.
이머징 국가의 통화위기가 심화될 때 한국 자산시장의 트리플약세가 재연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하기 어렵다. 외환,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 국채 시장만 독야청청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C외은지점 채권딜러는 "오늘 달러/원 환율이 많이 올랐는데 결국 유동성이 좋지 않은 나라 아시아 통화를 헤지하기 위한 프락시 헤지때문 아닐까 싶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 통화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유동성이 좋은 달러/원을 대체재로 삼은 것은 기본적인 패턴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위기가 극단으로 흐르면 한국도 결국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오늘 한국채 시장이 유독 미국채와 연동하는 것은 시장의 포지션이 그만큼 무겁지 않기 때문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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