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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04년 6월 vs 2015년 9월 - 미국 금리 인상

(※ 김용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의 페이스북 글을 소개한다.)

9월중순에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실행된다면 2004.6월이래 11년만이다.
당시 미국은 1%였던 기준금리를 0.25%p씩 주기적으로 올려 2006년에 5.25%에서 멈췄다.
그런데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그렇게 현란한 속도로 올렸는데도 당시에 시중의 장기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그린스펀은 이 설명이 안되는 현상을 '수수께끼(conundrum)'라고 부르며 곤혹스러워했다.
버냉키는 나중에 이를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저축과잉(savings glut)이 보유고 투자형태로 미국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은행은 돈을 기록적인 스피드로 죄였지만 국제수지쪽을 통해 외국에서 돈이 물밀듯이 흘러 들어와 시중에 외려 돈이 넘쳤던 이상한 시대였다.
그런 이상과열이 결국 2008년 글로벌 위기의 전야가 되었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당시 미국으로 몰려들던 돈의 정체는 주로 중국 등 동아시아 무역수지 흑자와 산유국 머니(petro-dollar)였다. 2000년대 중반은 그야말로 글로벌 호황기였던 것이다.
그런데 같은 금리인상 시기라도 2015년 9월을 앞둔 글로벌 경제풍경은 사뭇 다르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글로벌 저축과잉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저유가로 산유국은 힘을 못쓰고 중국으로부터 자본유출이 매우 큰 폭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일년 동안의 신흥국 외환보유고 감소는 20년래 최대규모였다고 한다. 특히 중국 숫자는 깜짝 놀랄 수준이다.
2004년은 미국도 세계도 다 호황일 때 금리를 올린 것인데 이번에는 미국만 호황이고 나머지 나라들은 그저그럴 때 올린다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이번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2004년과 달리 장기금리도 따라서 올라갈 것이라고 바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이번에는 신흥국으로부터의 글로벌 과잉저축은 사라지고 오히려 자본유출이 두드러지지만 2004년과 달리 일본과 유럽의 기록적인 양적완화 정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제 장기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정책과 신흥국 외환보유고 변화라는 두 가지 동력을 축으로 움직일 것이다.
시나브로 사라진 글로벌 저축과잉의 영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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