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명실공히 애플의 숙적이지만 날이 갈 수록 애플보다는 인텔에 가까운 기업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최근 발표된 분기 실적에서도 스마트폰 부문은 부진한 반면 반도체 부문의 호조가 돋보였다. 앞으로도 삼성전자의 영업 성과는 아이폰과의 경쟁 여부보다는 소재 부문의 업황에 계속 좌우될 것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면에서 삼성전자는 여전이 최대 제조업체이지만 성장은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BNP파리바는 삼성의 올해 갤럭시 모델 판매량을 7,500만대로 2년 전의 1억700만대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하향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부문은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회사 전체 실적을 떠받치고 있다. 메이뱅크킴엥 분석가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올해 영업이익이 13조6천억원에 달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게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것이 어느 정도인지 인텔과 비교해 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인텔의 올해 이익은 105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법인세(약 16%)를 감안하면 삼성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100억달러 선에 이르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인텔 주식의 예상 이익 대비 주가 비율을 적용하면 삼성의 반도체 부문만 떼어도 시가총액은 1,390억달러에 달하게 된다. 현재 삼성전자 전체의 시가총액이 1,540억달러 정도인데 여기에서 현금 보유액 480억달러를 차감하고 나면 결국 현재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는 반도체 부문에 인텔 수준의 PER를 적용했을 때보다 적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렇게 보면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휴대폰 단말기 사업에 대해 거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한국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큰 것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식이 저평가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또한 삼성전자에 인텔의 PER를 적용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그리고 반도체 사업은 심하게 업황 변동에 민감하다. 하지만 여러 차원에서 삼성전자는 애플보다는 인텔과 비교해 보는 것이 훨씬 타당해 보인다.
(사진 출처: www.reuters.com) |
■ 칼럼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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