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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마이너스 금리시대: 놀라운 책이다

놀라운 책이다. 놀랍도록 유익하면서도 대단히 잘 쓰여진 책이다. 『마이너스 금리시대』는 읽을수록 오랜 경력의 경제 기자인 나로서도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로 폭과 깊이가 상당한 통찰력을 보여 준다. 어려운 용어를 나열하고 알듯 모를 듯한 통계를 인용하고 유명한 인터넷 주소를 각주에 넣지 않고도 이토록 중요하고 복잡한 문제에 대해 이토록 쉽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솜씨가 부럽기까지 하다.

북유럽 몇 개 나라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는 뉴스를 봤을 때만 해도 워낙 우리와는 상황도 다르고 많은 특이한 상황에 처한 경우라서 그러려니 했다. 유럽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을 땐 제법 이런 저런 보고서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역시 실감이 나지 않았다. 여전히 우리에게는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일본이 드디어 마이너스 금리 대열에 동참하면서 우리의 관심은 급격히 높아졌다.

국내 언론에서도 이제는 이에 대한 기사를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그래도 마이너스 금리의 원리와 실제 작동 상황을 얼른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돈을 빌려주는 쪽에서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돈을 얹어서 빌려준다는 것이니 누가 쉽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그런데도 너도 나도 돈을 빌려 소비하지 않는다니 이 또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저자: 임승규, 문홍철
출판사: 리오북스
출판일: 2016.03.30
페이지: 246
ISBN: 9791195729593
판형: 규격외 변형
네이버 책 정보: 여기를 클릭

물론 아직은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과 중앙은행 사이에만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되고 실제 금융기관과 고객 사이에는 소폭이라도 금리가 적용된다니 아직 뭔가 우리가 몰라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다. 각국 정부는 유례없는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재정을 크게 늘릴 여력이 없다. 정부 부채가 너무 많아서 문제가 있거나 정부 부채는 많지 않지만 납세자인 국민을 설득할 수 없어서 그런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중앙은행이 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적 노력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중앙은행과 금융기관 사이에 적용되는 정책 금리를 0%까지 낮추고 돈이 잘 돌지 않는 곳에 돈이 흘러넘치도록 공급해도 여전히 경기 회복의 신호는 잡히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급기야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게 된 것이다. 웃돈을 주면서 돈을 빌려줄테니 금융기관이 돈을 가져다가 낮은 금리로 소비자와 기업에 빌려주라는 것이다.

나도 대충 그 정도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시대』를 읽으면서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책에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통찰이 포함돼 있다. 그 가운데 한 구절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이야기를 해보자. 대규모 자본 파괴를 가져오는 전면전 양상의 전쟁은 사라졌다. (중략) 분명한 것은 자본을 파괴할 일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어떻게 자본을 파괴할 것인가? 마이너스 금리는 자본을 파괴하기 위해 인류가 찾아낸 방법의 하나일지 모른다. // 결국 은퇴하거나 은퇴를 앞둔 고령층의 부가 기업이나 국가로 이전된다고 보면 합리적이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책에서 소개되듯 중앙은행은 자본시장의 위력에 눌려 완전히 자율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만일 아직까지 중앙은행과 금융기관 사이에만 적용되고 있는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일반인들 사이에도 적용되고 계속해서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경기는 끝내 살아나지 않는 걸까? 그러면 이제 인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걸까? 저자들은 물론 답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답보다 더 소중한, 통찰이 담긴 질문을 이 책은 보여 준다. 통찰이 담긴 질문, 그것이 어쩌면 한국에서 현재 가장 필요하면서도 가장 부족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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