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 소득 및 지출은 지난 10년간 어떻게 변했으며 그 변화 속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통계청 통계를 들여다 보았다. 아래 그림에서 모든 수치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기준이다. 총괄(소득, 지출 등) 항목에는 소비자물가승상률을, 개별 지출항목에는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적용했다.
첫째 그림은 가구당 통계를, 그리고 둘째 그림은 가구당 통계를 가구원수로 나눈 1인당 금액을 사용했다. 물론 주류, 담배 등 일부 항목은 실제 술을 마시는 사람이나 흡연자 만을 봐야 하지만 일단 가구원수 감소를 반영하기 위해 가구당 및 가구원 1인당 추세를 들여다 보았다. 오늘 글에서는 특정 결론을 도출하려는 것이 아니며 전체 상황을 보려고 했다.
우선 가구당 소득은 10년간 실질 기준 9.4% 늘었다. 근로소득은 14.9% 늘었으나 사업소득과 재산소득은 감소했다. 재산소득 감소는 이자소득이나 투자소득 등이 감소한 것을 반영하고 있다. 소비지출은 실질 기준 2.3% 감소했고 흑자액이 41.0%나 늘었다. 소비를 줄이고 미래를 위한 저축을 늘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오락ㆍ문화, 보건, 기타용품ㆍ가사서비스, 주거ㆍ수도ㆍ광열, 통신, 교통 지출은 10년간 늘렸으며 주류ㆍ담배, 식료품ㆍ음료, 기타서비스, 교육, 의류ㆍ신발, 음식ㆍ숙박 지출은 줄였다. 물론 실질 기준이다.
위 통계를 가구원수로 나누어 1인당 수치를 분석해 보니 증감률에 변화가 있었다. 가구원수는 10년간 12% 감소했다. 1인당 실질금액 기준으로 보면 소득은 28.3% 늘었고 가처분소득은 26.1% 늘었는데 소비는 15.0% 늘었다. 소비가 가처분소득보다 덜 늘어 흑자액은 64.3%나 늘었다. 역시 이 금액은 저축이다. 1인당 기준으로는 주류ㆍ담배, 식료품ㆍ음료, 기타서비스 지출이 감소했으며 나머지 항목의 지출은 증가했다. 총소득 증가율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한 지출은 오락ㆍ문화, 보건, 기타용품ㆍ가사서비스, 주거ㆍ수도ㆍ광열 항목이다.
2006년부터 2016년 사이 10년간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다음과 같다. 지출항목별 물가상승률만 놓고 애기하기는 좀 뭣하지만 정치권에서 서민생활 운운하면서 통신비 인하를 강조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나로서는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 하지만 지출목적별 물가상승률 면에서 지난 10년간 가격이 하락한 것은 통신비가 유일하다.
또 통신비 즉 가격 인하를 정치권이 개입해서 강제로 실시할 경우 업체들은 일단 이를 수용하겠지만 그 부담을 결국 투자, 종업원 복지(급여) 등에 떠넘길 수도 있다고 본다. 더구나 공공요금이 아닌 통신비를 정부가 일일이 개입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오랜 동안 통신서비스를 정부가 독점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통신서비스 가격에 직접 개입하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또 전화세, 전기세, 집세, 수도세 등의 용어는 모두 "~세"로 끝나는 바람에 소비자들 뿐 아니라 정치인들도 이런 것들을 "세금"의 일종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은 모두 서비스 "가격"인데 세금처럼 인식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 한편, 오락ㆍ문화, 교통, 보건 항목의 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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