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증권 홍춘욱 님의 글을 공유합니다. 블로그 원주소는 https://blog.naver.com/hong8706/221162105665)
1.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심상찮습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까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의 이익 변화에 민감합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붉은선이 한국 기업의 이익(EPS, 12M Forward)이며, 파란선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수(누적)입니다. 한눈에 알 수 있듯, 한국 기업 이익전망이 개선될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바 없습니다.
물론, 2007년은 예외입니다만.. 이를 제외하고 보면 외국인의 매매는 항상 실적 전망에 연동되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의 외국인 순매도(1개월 동안 1.5조 순매도)는 연말을 맞이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차원에서 이뤄진 현상으로 판단됩니다.
2. 2007년에는 한국 기업실적 전망이 개선되었지만, 외국인 매도가 나타나지 않았던가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두 번째 요인은 ‘안전자산 선호’입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파란선은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누적), 그리고 붉은선은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 가산금리(BB등급 기준)를 나타내는 데 매우 강한 역(逆)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2007년 여름부터 미국 부동산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가운데 정크본드 가산금리 급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 등 EM 시장은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며, 정크본드 가산금리가 상승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될 때에는 여지 없이 외국인 매도가 출현합니다.
반면, 지금은 기업실적 전망도 개선되고 미국 정크본드 가산금리도 개선되는 국면이죠. 따라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 공세를 펼칠 가능성은 낮다 봅니다.
3. 그렇지만, 내년에도 한국 기업 이익이 개선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습니다.
10월과 11월 연속으로 한국 수출이 한 자리 수에 그친 것은 사실입니다. KOSPI200 지수 내 수출기업의 이익 비중이 71.7%에 이를 정도로 수출이 절대적 영향 미치는 상황에서, 수출 탄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면 투자 심리가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수출의 탄력 저하는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10월은 워낙 조업일수가 적었고, 11월에는 선박수출이 급감한 것이 영향을 미쳤죠. 참고로 선박수출을 제외하고 보면, 11월 일평균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4. 그렇군요. 그렇지만 요즘 외국인이 전기전자 업종을 매도하는 것부터, 내년 수출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습니다.
한국 수출의 선행지표는 여전히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중에서 신규주문지수는 경기의 흐름을 가장 잘 설명합니다. 신규주문지수란, 말 그대로 기업들이 새롭게 접수한 주문을 뜻하죠.
신규주문지수가 60선을 상회하는 등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은.. 결국 향후 6개월 이내에는 특별한 수요 감소 위험이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나아가 한-중 정상회담 이후 사드 보복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면, 대중 소비재 수출도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봅니다.
따라서 최근의 외국인 주식 매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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