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투자증권 보고서 주요 내용. 보고서 원제는 『올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변수 달러화』)
2017년 글로벌 자산시장을 되돌아보면 달러화의 약세가 가장 눈에 띈다. 글로벌 주가지수의 상승이나 원유와 금과 같은 커머더티 가격의 상승은 달러화의 약세로 설명될 수 있다. 달러화와 이들 자산가격 사이의 상관관계는 마이너스인데, 2000년 이후 달러화와 상관계수를 보면 미국 S&P500 주가지수가 -0.34, MSCI 신흥국 주가지수 -0.48, 유가 -0.36, 금값 -0.44이다.
달러화 약세에 대해서는 어딘지 꺼림칙함이 있다. [그림2]에서 보듯이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온 2014년 말부터 달러화의 강세가 시작되었고, 이후 횡보하던 달러화는 2016년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다시 강세 행진을 이어가던 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와 인프라 투자 공약이 있었고, 미 연준이 시장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고 자산매각도 시작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1%대로 부진했지만 2분기부터 3%대로 높아졌다.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2017년에 달러화가 강세였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2월부터 달러화는 줄곧 약세다. 지난해 글로벌 주가의 상승은 기업이익의 증가에 의한 것이었지만, [그림2]에서 보듯이 달러화의 강세와 약세는 글로벌 기업들의 순이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지난해 달러화의 약세는 투자자 심리와 자금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또 기업이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글로벌 주가지수의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
우리가 올해 글로벌 달러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난해 달러화 약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유럽이나 일본 등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고, 금리도 높을 뿐만 아니라 단기금리를 중심으로 상승추세이다.
[그림3]을 보면 미국의 2년만기 금리변화와 달러화 사이의 관계를 보거나 [그림4]에서 미국과 유럽의 금리차를 볼 때 지난해 달러화 약세는 과거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미국의 2년만기 금리는 지난해 약 70bp 상승했는데, 이렇게 미국의 단기금리가 오를 때 달러화가 지난해처럼 약세인 경우가 많지는 않았다. 또 미국과 독일의 금리차이가 2.5%포인트 이상 나는데 달러화가 큰 폭의 약세였던 적은 2000년 이후 없었다.
여기에 올해부터 법인세 인하가 시작됐고, 한시적인 송환세 인하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두고 있는 현금을 미국 내로 송금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 경제에 긍정적 요인일 뿐만 아니라 달러화 수요를 증가시킬만한 요인이다. 여기에 인프라 투자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금리 등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달러화가 약세였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 문제, 러시아 스캔들로 미국의 정치환경이 불안정해지면 갑작스런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달러화 약세의 원인이었던 것 같다. 올해도 이러한 정치적 환경이 이어지면서 펀더멘털과 다른 달러화 약세가 더 이어질 수 있겠다.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올해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가 달러화에 큰 변화를 낳을 것이다. 하원의원 전체와 상원의원의 1/3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강화되거나 아니면 정치불안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질텐데, 전자의 경우라면 달러화가 약세를 끝내고 강세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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