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미 경제정책,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 강화에 관심
11월 8일에 치러질 미 대선은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국경제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
-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내세운 공약은 포퓰리즘에 호소하는 파격적인 내용이 많아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
- 반면에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는 통상정책을 제외하고는 오바마 정부의 정책기조를 거의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
- 미 대선의 또 다른 축인 미 국회의원 선거에서 상원은 민주당 근소한 우세, 하원은 공화당 우세의 판도가 예상
에 유리한 형국
-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서 3분기 경제성장률은 2.9%로 2분기의 1.4%에서 크게 높아져 클린턴 후보 진영에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
- 실업률, 기업 경기전망, 소비자 신뢰지수, 원자재 가격 등도 양호한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세 유지
- 미국의 통상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무역수지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나 최근에 다시 확대되는 추세
- 추가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수출부진과 수입증대가 야기되어 무역적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면 정치·사회적으로 보호무역 요구의 목소리가 커져 차기 행정부가 통상협상에서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
- 최근에는 미국 제조업이 해외 저가 수입품과의 경쟁으로 인해 고용과 임금에서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호주의의 논거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
전통적으로 미 대선에서는 자유무역 기조가 지지를 얻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두 후보 모두 자유무역주의에서 후퇴
- 트럼프 후보는 노골적인 보호주의를 주장하고 나서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옹호했던 미 공화당의 기조에서 크게 이탈
- 클린턴 후보는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하나 미국의 일자리나 저임금 근로자를 위협하는 협정이나 협상은 단호하게 거부하겠다는 입장
- 이 같은 조치들은 의회의 협조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하여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
- 계량분석이 가능한 관세 인상만을 고려한 무역전쟁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률은 2016년 2.7%, 2017년 0.3%, 2019년 –0.1%로 하락한 후 2020년부터 회복할 것으로 예상
- 동맹국과의 외교관계를 중시해야 하는 국무장관과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대외 통상관계를 둘러싼 입장의 변화가 불가피한 측면도 존재
- 클린턴 후보는 영부인 시절 NAFTA 지지, 2008년 대선 후보 시절 NAFTA 지지 유보, 뉴욕 주 상원의원 시절 선별적인 FTA 지지 등으로 변신
- 만일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자신의 정치적 철학과 국내 경제·사회의 상황에 따라 유연한 통상정책을 펼쳐 나갈 것으로 예상
세계 무역환경은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겠지만 전반적인 여건으로 보아 현재보다는 다소 악화될 전망
- 현재 세계경제는 경기와 무역의 동시적 회복 지연,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결의, 선진국의 제조업 부진 등으로 무역 확대의 역동성이 현저히 저하
- 하지만 2~3년 전부터 신흥공업국 경제도 조정기에 들어가 선진국을 대신하여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던 모멘텀을 상실
- 선진국 역시 EU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약하고 미국의 견인력도 그리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세계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여전히 미약
- 소득 불평등의 원인은 무역보다는 기술진보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나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촉발된 반세계화에 편승하여 무역 배척론이 정치적으로 악용
- 소득 격차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속 불가능한 재정적자의 누적에 따른 정부지출의 한계로 인해 사회안전망의 확충을 위한 재원이 부족하여 소득 불평등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
- 지난 수십 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친 다자간 협상을 통해 관세율이 이미 많이 낮아져 관세율의 추가 인하로 인한 이득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회의론의 첫 번째 근거
- 지적 재산권 보호와 분쟁 해결 등과 TPP에 포함된 협상 어젠다는 다국적 기업의 이익에만 기여할 뿐 일반 국민, 특히 중산층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혜택은 거의 없다는 것이 두 번째 근거
대선 어젠다에서 항상 관심이 집중되는 조세정책에 관하여 클린턴 후보는 부자 증세, 트럼프 후보는 감세를 대표 공약으로 제시
- 법인세와 소득세의 대대적인 감면을 통해 개인과 기업의 가처분 소득과 소비가 늘어나면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것이 감세 정책의 경제적 논리
-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를 통하여 늘어난 세수를 재원으로 정부지출을 늘리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것이 경제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 부자 증세의 논리
- 클린턴 후보의 부자 증세를 통한 재원 규모는 공약으로 약속한 정부지출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정부 부채를 줄이기는 어려울 전망
- 현재의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면 정부 부채는 2026년까지 10조 달러가 더 증가하여 GDP의 86% 수준으로 상승
- 트럼프의 재정운용 계획이 실행되면 정부 부채는 2026년까지 21조 5,000억 달러 증가하여 GDP의 127%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
- 클린턴의 재정 시나리오에서는 정부 부채가 10조 2,500억 달러 증가하여 GDP의 87%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
- 클린턴 후보는 이미 2,750억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를 구체화하여 내세웠고 트럼프 후보는 이 금액의 두 배 정도를 투자할 것이라고 천명
- 막대한 인프라 투자의 재원으로 트럼프는 정부 부채를, 클린턴은 기업세제의 조정을 각각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어 트럼프의 재정 공약은 국가 부채의 증가를 더욱 부채질할 전망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 정부에서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부활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
- 제조업 부활정책은 세계 금융위기와 맞물려 미국은 물론 주요 선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추진
- 2000~2009년간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는 제조업 종사자 수의 1/3이 넘는 570만개 감소
- 미국 제조업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유발된 대침체 기간 동안에 유휴공장의 급증과 가동률 저하로 인해 더욱 심각한 고용 감소를 경험
- 제조업 혁신을 위하여 9개의 제조업 혁신연구소를 설립하여 핵심기술과 엔지니어링의 개발 및 상용화 추진
- 제조업 인력의 고급화를 위하여 전문대학에 대한 직업훈련 투자와 기업의 도제제도 도입에 대한 지원 강화
-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영구적 세액 공제, 중소기업의 자본지출에 대한 비용 처리 인정 및 청정에너지 개발에 대한 투자 지원을 통해 산업경쟁력의 원천 강화
- 미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통상·투자협정의 준수와 이행을 감시·보장
- 제조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메이크 잇 인 아메리카(Make it in America)’ 파트너십에 10억 달러를 투자하여 근로자·기업·대학·정부 등과 연계 협력을 통한 제조업 역량 강화
- 중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의 불공정 무역행위 방지 및 미국의 국익 기준에 미달하는 무역협정 거부
- 제조업의 쇠퇴로 경제적 타격이 심각한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세제 혜택을 통한 투자 촉진
- 미국의 일자리나 이윤을 해외로 유출하는 기업에 대한 불이익 부과 및 국내 복귀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 직업 재교육과 도제제도의 확충 등 미국 제조업 인력을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만들기 위한 투자 확대
클린턴 공약의 경제성장 시나리오가 더 낙관적
두 후보의 공약이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굳이 예측 모형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
- 트럼프의 공약은 감세와 정부지출 확대를 통한 강력한 경기부양을 추진하는 한편, 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무역축소도 불사하겠다는 포퓰리즘적 경제정책의 전형
- 장기적인 재정 균형에 대한 청사진이 없어 정부 부채의 급증과 반이민정책 등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공급능력의 저하가 불가피
- 따라서 트럼프 후보의 공약에 따른 경제성장 시나리오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에는 어느 정도 효과적일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성장세의 점진적 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
-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성장률은 선진국 중에서는 양호하여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이 비교적 건실하게 운용되었음을 시사
- 클린턴 후보의 경제정책은 조기교육과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해외 고급인력 유치와 여성인력의 활용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의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
- 무디스의 시나리오 예측에 따르면 트럼프의 경제정책의 실행은 첫 해인 2017년에 경기상승을 이끌지만 그 이후에는 성장률이 현재의 추세선에서 크게 하락할 전망
- 반면에 클린턴 공약의 성장 시나리오는 현재의 추세선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
트럼프 집권 시, 한국경제에 더 큰 영향
트럼프 후보의 대중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당선 가능성은 낮아 현 오바마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전혀 다른 경제정책이 실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
-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 해도 제시된 공약이 미국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하면 미 의회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
- 한·미 FTA 철회나 재협상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가 아니더라도 반덤핑이나 상계관세와 같은 무역제한 조치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
- 미국의 거시경제의 최대 변수인 금리 인상은 조금씩 단계적으로 진행되어 일시적으로 자본시장이나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
- 미국의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가 실행되면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
- 당장에 한·미 FTA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나 TPP 협상 재검토와 연계하여 서비스산업의 조기 개방 등의 요구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