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DC(중앙은행디지털화폐)에 대해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들어 다소 변화된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연구원이 배경을 설명하면서 주요국에서의 CBDC 연구 및 시험 현황을 정리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CBDC 연구 강화 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IMF는 CBDC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해에도 IMF는 무분별한 민간 가상화폐의 확산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 의견을 견지하는 반면 CBDC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많은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우려를 표명했다.
- IMF는 CBDC를 포함한 디지털화폐가 개별 국가의 경제 및 국제경제, 금융안정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의무를 지님
- 2021년 7월 이사회에서 승인한 디지털화폐전략에 IMF는 디지털화폐의 거시적 관련성과 CBDC를 포함한 핀테크 개발에 착수한 모든 회원국을 위해 디지털화폐 개발을 모니터링하고 조언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
- 2023년 4월, IMF는 CBDC 역량개발에 관한 IMF 접근 방식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여 그동안 IMF가 개발ㆍ지원한 40개국 이상의 CBDC 역량개발 프로젝트를 공개하였으며 향후 역량개발에 관한 핸드북 제작 계획을 발표
- CBDC에 대한 관심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2023년 2월 기준 40개국 이상이 IMF에 관련 지침 마련을 요청하는 등 CBDC에 대한 기술지원 수요가 급증
- 디지털 격차로 인하여 CBDC 개발이 첫단계부터 잘못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역량개발의 기초가 되는 핸드북을 발간할 예정
- 금년 6월, IMF 총재는 각국의 CBDC 간 상호운용을 허용하는 글로벌 CBDC 인프라 개발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임을 밝히며, 각국 중앙은행들의 합의를 요청
- IMF 총재는 CBDC를 통한 더 효율적이고 공정한 거래를 위해 국가 간 연결 시스템이 필요하며, IMF는 각국 중앙은행이 글로벌 규제 인프라에 합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힘
- 만약 동의하지 않을 경우, 시스템 공백으로 민간 가상화폐가 이를 채울 수 있으며, 특정 경제권에서만 사용될 경우 무역과 경제 교류 자체가 블록화될 위험이 높음
- 글로벌 CBDC 인프라를 통하여 국경 간 결제 및 송금 등을 더 저렴하고 빠르게 제공하는 등 더 많은 사람에게 금융포용성을 높이고자 함
- 국경 간 결제, 송금 등에 이용되는 거액결제용 CBDC에 대해서는 적극적이나 소액결제용 CBDC에 대해서는 여전히 잠재적 위험이 크다고 평가
- 2023년 5월, IMF 총재는 Milken Institute의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CBDC는 피할 수 없는 미래이지만 소액결제용 CBDC는 금융시스템의 혁신과 동시에 전례 없는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힘
□ 최근 BIS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대부분이 어떤 형태로든 CBDC 관련 사업을 진행 중
- 조사 대상 86개 중앙은행 중 93%가 CBDC 관련 작업에 참여 중이며, 거액결제용 CBDC보다 소액결제용 CBDC 연구가 많이 진전
- 전체 조사대상의 75% 이상이 소액결제 및 거액결제용 CBDC 모두를 대상으로 연구 중이며, 소액결제용 CBDC에서 더 심층적인 연구가 진행
- 중국, 인도를 포함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25%가 소액결제용 CBDC를 대상으로 시범실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일부는 향후 1~2년 내 출시가 예상
- 특히 지난해 민간 가상화폐 시장의 무분별한 급성장이 가져온 일련의 사건들이 금융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각국의 CBDC 연구 및 개발이 속도를 냄
- 테라ㆍ루나 사태(2022년 5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2022년 11월) 등
- 각국 중앙은행은 가계ㆍ기업의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 속에 민간 가상자산이 디지털 결제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금융안정성을 위협할 것을 크게 우려
□ CBDC 연구가 가장 앞선 중국인민은행의 디지털위안화(e-CNY)는 현재 출시 막바지 단계로 알려짐
- 2014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한 중국인민은행은 현재 전국 26개 지역에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디지털위안화의 시범 사용을 진행 중
- 2019년 시범실시 이후 총거래 건수는 9.5억건, 총거래액은 1.8조위안, 발행된 디지털지갑의 수는 1.2억개, 평균 거래액은 약 1,895위안(대략 260달러) 수준
- 2023년 6월 말 기준, 디지털위안화의 유통량은 165억위안 규모로 점차 사용이 확대되고 있으나 중국의 통화공급에서 디지털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금의 0.16%에 불과
- 중국 국영은행들은 BIS의 다중통화의 국경 간 결제 프로젝트(mBridge Project)에 참여하여 다양한 CBDC 간 상호 운영이 가능한 프로토타입 개발 연구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거액결제용 CBDC 연구에도 적극적
- BIS와 홍콩, 태국, 중국, UAE의 중앙은행 및 해당 국가의 20개 은행이 mBridge 플랫폼을 해당 국가의 CBDC를 사용하여 국경 간 결제 및 외환거래를 수행하는 프로젝트로 지난해 10월 성공적으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완료
□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발행 여부와 관계없이 관련 심화 연구를 수년간 지속
- 선진 금융인프라와 명확한 규제체제를 보유한 싱가포르는 2016년부터 CBDC 관련 연구를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며, 동시에 제도 정비에도 힘씀
- MAS는 단계별 CBDC 프로젝트인 Project Ubin을 완료(2016~2021년)하였으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거액결제용 CBDC를 중심으로 분산원장기술을 바탕으로 한 저비용ㆍ고효율 결제시스템 구축에 관한 연구를 심층적으로 수행
- BIS의 Innovation Hub를 싱가포르에 유치하여 여러 중앙은행의 CBDC 간 국경 간 결제 등 공동 연구를 수행
- 또한 CBDC를 포함한 가상화폐의 지불 및 결제와 관련된 지불서비스법(Payment Services Act: PSA)을 시행(2020년 1월)
- 영국은 2020년부터 CBDC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이었으나 최근 디지털파운드화 도입 추진을 검토하는 등 다소 진전된 입장으로 전환
- 2023년 2월, 영란은행과 재무부는 향후 현금 사용 감소 등으로 소액결제용 CBDC인 디지털 파운드화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에 대비하여, 관련 자문보고서와 기술보고서를 공동 발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침
- 영국 의회는 소액결제용 CBDC 도입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의 보고서를 발표(2022년 1월)하는 등 그동안 신중한 입장이었으나 최근 주요국의 CBDC 도입 검토에 적극적인 모습 및 빅테크와의 경쟁 등이 입장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임
- 그동안 연구ㆍ개발 수준에 머물렀던 미 연준은 바이든 정부 들어서며 관련 기관들과 협업하여 CBDC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속도를 냄
- 2022년 2월, 보스톤 연준과 MIT가 공동으로 수행한 CBDC 프로젝트(Project Hamilton)에서 시스템 참가 기관 간 합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은 중앙처리 방식을 채택, 처리 성능 향상, 개인정보보호 강화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방식의 CBDC 기반 기술을 구현
- 2022년 11월, 뉴욕연준 산하 뉴욕혁신센터(NYIC)와 싱가포르 MAS의 공동 프로젝트(Project Ceder)에서 분장원장기술을 활용하여 거액결제용 CBDC의 국경 간 다중 외환결제 테스트를 완료하고 2단계 사업을 진행 중
- 2022년 11월, 뉴욕 연준은 분산원장기술을 기반으로 상업은행의 토큰화 예금과 CBDC 간 상호 운영성 확보 관련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모의실험(Regulated Liability Network U.S. Proof of Concept)에 착수
□ 한국은행 또한 2020년부터 CBDC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지난해 2단계 모의시험 결과를 발표하는 등 관련 연구를 수행
- 2021년 시작한 2단계 모의실험에서 분산원장기반 소액결제용 CBDC의 기본기능(1단계 실험; 제조, 발행, 유통 등) 및 확장기능(2단계 실험; 오프라인 거래, 디지털자산 거래, 정책지원 업무 등)에 대한 구현 가능성 점검 및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신기술적용 가능성 등을 실험
- 기술적 연구뿐만 아니라 한은은 CBDC 발행의 기술적ㆍ제도적 이슈 측면 및 도입으로 인한 통화정책, 금융안정성 등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정책연구도 꾸준히 진행